최근 국제유가가 과잉공급 우려 속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내년 3월로 만료되는 감산 합의를 3개월 추가 연장하기 위해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석유수출국기구(OPEC) 종주국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이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과 지난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감산 이행 점검 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내년 6월까지 3개월 추가 연장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감산에 참여 중인 산유국 중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사우디와 러시아가 움직인 만큼 합의가 3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들은 다른 산유국들에게 합의 연장을 지지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OPEC은 11개 비-OPEC 산유국들과 원유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일일 산유량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 도출 후 반짝 상승하던 국제유가는 미국 셰일유 공급이 증가하고 감산 합의 이행률도 서서히 떨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약속 이행 의지가 흔들리는 악순환을 타고 있는 것. 이달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OPEC의 감산 이행률은 75%로 떨어지면서 감산 시작 후 최저를 기록했다. 비OPEC 회원국들의 이행률도 67%에 그쳤다. CNBC는 "OPEC의 감산 합의는 이미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산유량 감산 합의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임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 시장에서 원유의 과잉공급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분위기가 국제유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연초 대비 7% 가량 떨어졌다. 29일 현재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비 0.5% 오른 배럴당 51.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