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스턴, 허리케인 '하비'로 사상 최악의 물난리...국제유가 영향 우려

2017-08-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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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주 휴스턴 시내 인근에서 자동차가 도로 한가운데 침수된 가운데 한 남성이 튜브를 이용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연합/AP]


미국 남부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미국 제4의 도시 휴스턴에 주말 새 760mm가 넘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재해 당국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분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도로 유실에 따른 물류 마비 등 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BBC 등 외신의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지난 48시간 동안 760㎜를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등 기상 당국은 내달 1일까지 텍사스 연안과 루이지애나 주 남서부 지역 등에 380∼630㎜에 이르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휴스턴과 페르시아만 일부 지역의 총 강수량은 최대 1270mm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텍사스 지역 역대 최고 강수량 기록을 웃도는 수치다. 하비는 텍사스 연안에 상륙한 뒤 세력이 약해져 '4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당분간은 전례없는 수준의 폭우를 동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갑작스런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남부 지역에서만 최소 2000여 명이 고립됐다 구출됐다. 주 정부 차원에서 구조요원 3000여 명을 급파해 추가 구조에 나선 상태지만 피해 지역이 사회취약층 집중 주거 지역이라는 점에서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 전체에서 하비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 

미 종합시사지 애틀란틱은 26일 보도에서 "한 구호단체가 제작한 사회적 취약자 거주 지도에 따르면 취약계층 대부분이 석유화학공장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다"며 "지난 2005년 큰 피해를 남겼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와 마찬가지로 취약 공동체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로 250곳이 침수, 통제되면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물류 마비 등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타임스는 하비에 따른 홍수의 영향으로 노동력, 전력망, 운송 및 기타 에너지 부문에 따른 피해 손실액은 24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 브록 롱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하비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이 최소 수년은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 연안 코퍼스크리스티에 들어서 있는 30여 개 원유 정제시설 가운데 석유화학공장 2곳 등 일부 시설이 잠정 폐쇄되면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 소화하는 하루 정제량은 약 700만 배럴로, 미국 내 전체 원유 정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초 하비는 미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는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지만 텍사스 연안 상륙 이후 세력이 크게 약해져 '열대 폭풍'급으로 등급이 낮아졌다. 그러나 당분간 폭우와 홍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비상사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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