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치 급락 우려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중국 위안화가 올해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달러당 기준환율이 6.6위안대로 떨어지며 11개월래 최고치로 가치가 치솟고 올 하반기 6.5위안 도달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위안화가 초강세를 보이기는 어렵고 강세 지속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 26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중국 위안화의 달러당 고시환율이 6.6770위안으로 지난해 9월 29일 이래 11개월 만에 6.6위안 대에 진입했다. 이후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상태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5일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6.6579위안으로 고시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해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7위안 이상으로 치솟으며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자본시장에서 외화가 급속히 빠져나갔고 올 1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붕괴되며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달러 약세와 중국 경기 회복 등 국내외 변수에 탄력을 받아 올 들어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는 4% 가량 뛰었다.
최근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참사(參事·경제자문역)는 올해 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의 6.5위안 시대가 다시 시작된다는 예상을 내놔 국내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성 참사는 "올해 위안화의 달러대비 강세 지속 기간과 절상폭이 2014년 이래 이례적인 수준으로 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리라는 판단이다.
화창(華創)증권은 "인민은행의 뚜렷한 개입이 없었음에도 8월 초부터 위안화가 남다른 강세를 보였고 이는 환율 개혁 시작과 함께 시작된 위안화 절하 전망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 때문"이라며 "올해 달러 인덱스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위안화도 최근의 흐름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가 단기적 현상일 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간표에 따라 이뤄지고 있고 변수도 많아 연내 달러 가치가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향후 위안화는 등락폭을 키우며 양방향 변동을 지속하는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차오(姜超) 해통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위안화 강세는 대외적으로 미국 경기 회복속도 둔화, 유로존 경제 회복세, 시장 기대를 밑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유럽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 등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인 때문"이라며 "중국 내부적으로는 상반기 경기가 안정되고 금융 레버리지 축소 정책 등이 단기자금 조달 금리 상승을 유발하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외화유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올 들어 중국 기업(금융권 제외)의 해외직접투자(ODI)가 전년 동비 무려 50% 급감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위안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경기 하방압력과 위안화 절하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장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최근의 위안화 강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올해 말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 예상치를 기존의 6.99위안에서 6.82위안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내년 2분기 전망치는 6.90위안으로 다시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10월 말 개최가 예상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이후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도 서서히 힘을 되찾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