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농부로 시작하세요"

2017-08-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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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농부인턴십 프로그램 지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농부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예비 귀농인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3년 뒤면 우리나라 나이로 환갑을 맞는 정성태씨(57·서울). 과거 20년 가까이 교육사업에 종사하며 바쁜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단다. 하지만 가족의 동의도 필요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힘들었다. 막연히 은퇴를 하면 아내와 함께 귀촌하면 좋겠다는 구상만 그렸다. 그러던 중 지자체가 마련한 농촌의 현실과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북 상주와 전남 영암 등지에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

베이비붐 세대인 정씨처럼 인생 2막으로 농부의 새 삶을 준비하는 중장년들이 늘고 있다. 평생 고층건물 즐비한 도시에서의 일상 대신에 구슬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다.
27일 서울시,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귀농가구 규모는 1만2875가구로 전년(1만1959가구)보다 7.7% 증가했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2323가구(18.0%)로 가장 많고 전남(1923가구), 경남(1631가구) 등의 순이었다.

가구당 평균 귀농 가구원수는 1.60명에, 가구주를 보면 남자가 67.8% 수준이었다. 평균 연령은 54.2세, 전체 10명 가운데 6.5명이 50∼60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구성비는 30대 이하와 60대에서 0.8%p(190명), 1.0%p(349명) 각각 늘었다.

귀농인 중 농업에만 종사하는 인구는 9451명(72.6%), 다른 직업을 보유한 겸업자들이 3568명(27.4%)으로 파악됐다. 작물을 기르는 7800여 가구의 평균적인 재배면적은 4021㎡, 주요 작물은 채소(40.8%)와 과수(31.2%)가 다수를 차지했다.

60대의 박화선씨(가명)도 농촌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경우다. 이미 직장을 떠난 지 2~3년이 흘렀고, 그간 다른 일을 구하고 싶었지만 '고령 취업'이란 현실의 벽을 뛰어넘긴 사실상 불가능했다.

박씨는 "서울은 일자리 부족이 심각하고, 반면 지방에서는 일손이 모자라다. 시골에서 생활은 육체적으로 힘들겠지만 마음이라도 편하지 않을까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귀농귀촌이 도심 취업난과 지방의 인구절벽을 해소하는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 관심 만큼이나 실패 사례도 많은 게 실상이다. 이에 각 지자체들은 향후 이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농간 교류를 통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가 마련하는 '농부인턴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9월부터 11월까지 총 4회 동안 상주, 영암, 전남 강진 등 3곳에서 귀농귀촌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회차별로 6박7일 일정으로 연다.

앞서 행사에 참여했던 박씨는 "구름 한점 없는 뙤약볕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평소 쉽게만 접한 마늘 한 톨, 양파 한 개의 소중함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이경희 대표는 "귀농귀촌 인구 분포를 보면 1위와 2위가 각기 50대, 60대였다"며 "50+세대의 귀농귀촌에 대한 이해도 제고 및 성공적 체험으로 인생이모작의 멋진 전환점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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