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전문지 더 힐 등 외신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성능 고도화에 맞서 한국군의 미사일 공격 능력 향상을 위한 탄두 중량 확대 방안을 한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잇따른 북핵 도발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데 따른 조치다.
이같은 입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군의 자체 방어 전략과 북한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억지 전략을 대폭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미사일 탄두 중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1979년 만들어진 뒤 2012년 한 차례 개정됐다. 지침에 따르면 한국은 사거리 800㎞에 중량 500㎏ 미만의 탄도미사일을 개발·보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이를 동일한 사거리에 최대 1t의 탄두를 장착, 파괴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준비해왔다.
더 힐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직후인 지난 7월말에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관련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탄두 중량 확대는 현재 적극 고려중인 사안으로, 우리는 한국의 방어력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떠한 일에도 우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급 시험 발사를 잇따라 실시하자 미국은 탄도 미사일 위협이 커졌다고 보고 전 세계적 차원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첨단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미 해군 해상시스템사령부(NAVSEA)는 지난 3일 최신 레이더로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표적을 탐지, 추적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앞서 2일 오전에는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ICBM인 '미니트맨Ⅲ'가 발사를 성공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니트맨Ⅲ는 탄두를 싣지 않은 ICBM으로, 최대 사거리가 1만 3000㎞여서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평양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미·일 안보협의회가 오는 17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4월 이후 2년 여만에 개최되는 이번 미·일 안보협의회에서는 북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미·일 양국간 안보와 방위 협력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