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인사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조기에 내각개편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뗀 뒤 끊임없이 불화설이 나온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교체설이 돌고 있다.
CNN 방송은 24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과 국무부 인사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임을 고려 중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국무장관직을 유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CNN은 복수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그보다 빠르게 트럼프 행정부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틸러슨 장관의 불만이 조기 하차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은 짙어지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세션스 장관의 사임설이 즉각 불거졌지만 세션스 장관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장관직을 꿋꿋이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세션스 장관에 대한 원망을 또 다시 드러내면서 사퇴를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트위터에 “의회 위원회와 수사관들, 그리고 사면초가에 몰린 우리의 법무장관은 왜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의 범죄나 러시아와의 관계는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냐”고 적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과 폴리티코 등은 세션스 장관을 대체할 차기 법무장관 후보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1등 공신으로 꼽히지만 당초 법무장관보다 국무장관을 고집하다가 초대 내각에 합류하지 못했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최근 주정부 셧다운 선언 후 주립 해수욕장을 독차지하고 가족들과 황제 일광욕을 즐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밖에도 백악관과 국가안보당국의 일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거취를 두고 추측이 오가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달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백악관 내부에서 언론으로 정보가 계속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교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프리버스 비서실장의 자리는 최근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된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앤서니 스카라무치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프리버스 실장은 공직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스카라무치의 임명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맥마스터 보좌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미국 안보당국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을 공식 인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G20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와 공동 사이버보안대 창설을 논의한 것을 두고 맥마스터 보좌관은 깊은 좌절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24일 백악관 여러 관리들이 맥마스터 보좌관의 하차설에 대해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는 것은 사실로 인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