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2조원에 육박하는 상반기 최대 순이익을 내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어느 정도 호전은 예상했지만 전망치를 훌쩍 넘어서는 '깜짝 실적'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두 지주사가 리딩뱅크그룹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KB지주도 마찬가지다. 2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70.6% 급증한 9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시장 전망치(7200억원대)를 크게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2분기 수치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을 제치고 2년여 만에 금융지주사 수장 자리를 되찾은 것이지만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 밀리며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하자 정작 긴장하는 건 직원들이다. 지주사뿐 아니라 각 계열사 수장들이 전열 재정비를 통해 하반기에는 더욱 강력한 영업을 주문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KB금융의 역전이 가능하다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2위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의 신한금융과 1위를 차지해야만 한다는 KB금융의 직원 모두 쉽지 않은 하반기를 보낼 전망이다.
특히, 상대 회사보다 실적면에서 밀리는 계열사나 부서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조금의 실수만으로도 자칫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에 앞으로의 기대와 서로에 대한 격려보다 걱정이 앞서는 직원들만 속앓이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