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가 젊어졌다.
문재인정부의 제1기 청와대 참모진 평균 연령은 50대다. 박근혜정부와 비교해볼 때 많게는 15~20년이나 낮아진 셈이다. 젊어진 만큼 활기차고 역동적이며 탈권위적이다.
청와대 인선 내용을 보면 연령·기수·직급 파괴 사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개혁’과 ‘주류 파괴’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참모진 인선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직 국회의원들이 1급 비서관에 속속 배치된 것도 눈길을 끈다. 재선의원 경력의 백원우 전 의원이 민정비서관에, 초선인 진성준·한병도 전 의원은 각각 정무기획비서관과 정무비서관에, 은수미 전 의원과 신정훈 전 의원도 여성가족비서관과 농어업비서관으로 포진했다. 박수현 전 의원도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대변인으로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인들을 기용한 것은 국정 철학과 정무 감각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까지 감안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정부의 청와대는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의 삼각체제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참여정부의 청와대와 비슷한 구조다.
비서실은 참여정부 때 함께 일했던 청와대 참모진들이 대거 포진했다.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의 경우 이정도 총무비서관을 빼면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조한기 의전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등이 모두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과 친문재인계 인사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대선 기간에 문 대통령의 핵심 외곽 조직인 '광흥창팀'에서 활동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또 이들 가운데 문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과 정책실장 산하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은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에 맞먹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윤 실장은 청와대 각종 공식행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고 있으며, 정 비서관은 정책실장 산하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과 정책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정책실은 주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을 대거 기용했다. 경실련 정책실장을 지낸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한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녹색연합 공동대표인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정책실 산하의 수석 비서관실은 정책별 대응체계로 조직을 전환했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과 정책 역량을 갖춘 부처 관료들이 정책실장 소속 경제·산업 비서관실이나 일자리위원회 등으로 배치되고 있다.
박종규 재정기획관(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함덕순 고용노동기획관(한국노동연구원 연구실장),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채희봉 산업정책기획관(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등이 청와대에 합류했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문재인노믹스'를 실현할 정책통으로 물갈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를 강행하다 좌천된 검사 출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비롯해 감사원 출신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판사 출신 김형연 법무비서관도 검찰과 공직사회개혁을 주도할 ‘늘공’ 출신이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과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최우규 홍보기획비서관,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