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핀테크 업계의 ‘유니콘’이 되다…앤트파이낸셜의 출해기(出海記)

2017-06-22 16:20
  • 글자크기 설정
인민화보 가오롄단(高蓮丹) 기자 =유니콘은 원래 전설 속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유니콘이라는 단어에 조금 색다른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현대 경제학에서 말하는 ‘유니콘’은 보통 벤처투자 업계에서 평가액이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현재 핀테크 분야의 유니콘은 바로 ‘저장(浙江) 앤트 마이크로 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이하 앤트파이낸셜)이라는 글로벌 가치평가 1위의 중국 기업이다.
앤트파이낸셜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알리페이(Alipay)’, 또는 ‘즈푸바오(支付寶)’는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알리페이는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결제시스템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스마트폰 QR코드 스캔을 이용해 결제하거나, 혹은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余額寶)를 이용해 결재를 하는데 이때 반드시 알리페이에 접속을 하게 된다. 이 알리페이의 모회사가 바로 앤트파이낸셜이다.

금융서비스업의 ‘모세혈관’
앤트파이낸셜은 늘 ‘코끼리’처럼 되기보다는 ‘개미’같이 되기를 희망해 왔다. 개미는 미약한 존재지만 일단 다수가 힘을 합치면 놀랄 만한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목적지를 향해 간다는 특성도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스스로를 ‘금융서비스업의 모세혈관’이라고 정의한다. 중소기업, 영세기업, 스타트업, 개인소비자 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평등하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 앤트파이낸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경영철학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즈푸바오 등으로부터 발전하여 수년 간의 기획을 거친 후‘마이크로 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이라는 이름으로 2014년 10월 출범했다. 현재 결제·뱅킹·재테크·보험·신용 등 인터넷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알리페이, 앤트 마이크로크레딧(螞蟻小貸), 인터넷 전문은행인 마이뱅크(MyBank·網商銀行), 톈훙펀드(天弘基金), 제3자 신용조회기관인 즈마신용(芝麻信用), 핀클라우드(金融雲) 등이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현재 4억5000만명이 넘는 실명 사용자를 대상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2억건을 훌쩍 넘어선다. 2016년 4월에는 4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평가액은 6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최대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직 상장되지 않은 상태다. 상장할 경우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3번째로 큰 기업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싱가포르에서 한 고객이 알리페이를 사용해 결제하고 있다. [사진=앤트파이낸셜 제공]


곳곳에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
앤트파이낸셜은 지난달 9일 알리페이와 미국의 결제정보처리시스템 업체인 퍼스트데이터(First Data)간 제휴 소식을 발표했다. 앞으로 퍼스트데이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400만 미국 사업자들은 알리페이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지난 4월말 앤트파이낸셜은 러시아에 알리페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첫 서비스 이용업체는 러시아 호박(琥珀)업체, 기념품업체, 러시아·구(舊)소련 스타일의 시계 체인점 등이다. 러시아 제휴사인 모듈뱅크(Modulbank)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3000~5000개의 알리페이 결제 가능 단말기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앤트파이낸셜은 러시아 사치품 매장 및 모스크바 공항 면세점과도 제휴를 적극 모색 중이다.
앤트파이낸셜 산하의 알리페이는 미국이나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한국, 일본, 동남아,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 25개국(지역)에 11만 곳이 넘는 해외 오프라인 점포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상 업종으로는 요식업·마트·백화점·편의점·면세점·테마파크·해외공항·수출관세반환(Tax refund) 등 거의 모든 오락·레저 분야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알리페이를 통해 전세계 70개국에서 우버 택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우버와 유사한 그랩(Grab) 택시도 이용 가능하며, 23개국에서는 소비세가 환급된다.
자항(郟航) 앤트파이낸셜 국제사업부 선임이사는 한국어 월간지 <중국> 인터뷰에서 “앤트파이낸셜의 해외결제서비스는 중국 해외여행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이용자들은 해외에서도 모바일 결제 및 주변 오락·쇼핑시설 검색, 교통서비스 등을 중국 본토에서와 같이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해조선(出海造船)’방식의 해외진출
앤트파이낸셜의 해외 결제서비스 타깃은 중국 해외여행객들이다. 또한 앤트파이낸셜은 2015년부터 잠재수요가 큰 나라들에서 해외 제휴사와 손잡고 기술과 노하우 공유를 통한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보혜금융(普惠金融·모든 계층이 혜택받는 금융)’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자 이사는 “해외 결제서비스는 앤트파이낸셜의 글로벌 사업의 일부분 이며, 특히 보혜금융의 글로벌화야말로 앤트파이낸셜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방향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과거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하나는 ‘배를 건조한 후 그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방식(造船出海)’, 다른 하나는 ‘배를 사들인 후 그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방식(買船出海)’이다. 전자는 스스로 국제화 역량이나 기술력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華為)가 그 예다. 후자는 해외 인수합병(M&A)를 통해 해외의 선진 시스템이나 기술을 자사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IT·전자기기업체 레노버(聯想)가 대표적인 예다.
이와 달리 앤트파이낸셜은 ‘출해조선(出海造船·바다로 나간 후에 배를 만든다)’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즉, 자신의 기술과 역량으로 먼저 해외수출길을 뚫고난 후에 현지 파트너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는 전략이다.
인도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도에서는 원래 은행카드 사용률이 낮아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소지한 인도인이 20%도 안 됐다. 2015년 1월 앤트파이낸셜은 인도의 전자지갑 업체인 ‘페이티엠(PayTM)’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그 결과 3000만명에도 못 미쳤던 페이티엠의 사용자 수는 현재 2억2000만명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인도 최대, 전세계에서는 3위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요즘 인도 거리에는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툭툭(TukTuk·삼륜택시)’을 타고 음식점에서 값을 결제하며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난(Nann·밀가루로 만든 인도식 빵)을 파는 노점상마저 ‘QR코드’를 걸어놓고 장사를 할 정도다. 인도인들 중에는 평생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개설해 본 적은 없어도 스마트폰을 통해 페이티엠으로 결제하고 개인가상계좌를 개설해 본 사람들은 많다. 인도에서는 이런 금융의 ‘비약적인 발전’이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일대일로: 경제 글로벌화의 새로운 엔진’ 포럼에서 리양(李楊) 중국 국가금융발전실험실 이사장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라는 주제로 발언을 하면서 앤트파이낸셜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화폐개혁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고액권의 양은 줄었지만 페이티엠과 같은 전자지갑 시장의 급속한 발전 덕분에 화폐개혁이 사회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앤트파이낸셜의 이런 ‘출해조선’ 모델은 인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일대일로 관련국에 고루 퍼져 있다. “우리는 전세계 파트너들과 함께 10년 안에 60%의 해외 이용자를 포함한 20억명의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 이사의 말이다.
 

지난 1월 일본 로손 편의점 산하 1만3000개 체인점이 알리페이를 도입했다. [사진=앤트파이낸셜 제공]


한국에서 꽃 피운‘보혜금융’
앤트파이낸셜은 2015년 10월 KT 등 20개의 한국 기업 및 기관과 손잡고 한국의 첫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K-Bank)의 설립 추진 인가를 받았다. 앤트파이낸셜은 케이뱅크에 기술출자 형식으로 지분에 참여한 유일한 중국 회사이다. 케이뱅크는 한국 정부가 1992년 평화은행 영업 인가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은행 설립 추진을 인가한 사례다.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케이뱅크는 한 달 만에 신규 계좌 개설자가 25만명을 돌파했다.
자 이사는 기자에게 케이뱅크 참여 과정에 대해 “이번 제휴는 한국이 먼저 제휴를 제안해 왔다. 설립추진단은 한국의 소규모 영세업체나 일반인들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와 신용대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케이뱅크에 세계 최고의 핀테크 기술을 적용하기를 원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케이뱅크의 설립 과정에 참여해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기술, 보안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한국에서 케이뱅크를 통해 보혜금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제휴 파트너와 함께 ‘한국판 알리페이’ 공동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21일 앤트파이낸셜은 카카오톡의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카카오 페이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기술과 노하우 전수를 통해 카카오 페이를 한국판 알리페이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앤트파이낸셜은 ‘출해조선’ 과정에서 자사의 전략을 여러 차례 개선해 왔다. “현지의 금융 환경과 기술 수준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시장 수요 파악과 함께 현지 음식을 먹고, 현지 언어로 말하며, 현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술공유 방법을 도출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 문화와 시장에 어울리고 이용자들의 입맛에도 맞는 가장 ‘현지화’된 제휴 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사의 말이다.
그는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처럼 ‘모바일 세뱃돈’처럼 채팅 프로그램으로 소액을 주고받는 문화가 없다. 대신 커피를 즐기거나 커피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한국판 알리페이’에는 커피 쿠폰을 보내는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다른 사용자에게 커피 쿠폰을 보낼 수 있고, 쿠폰을 받은 사람은 탐색 기능을 이용해 자신과 가까운 근처 카페에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집이나 사무실로 커피를 배달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1일 카카오 페이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카카오 페이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4000억원, 카카오 페이 사용자는 1450만명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는 전분기 대비 200개가 늘어난 1800여 개에 달했다.

기술로 일으키는 새로운 물결
장민(張敏) 앤트파이낸셜 주(駐) 인도 페이티엠 본부 선임 엔지니어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이미 10년 넘게 정착해 왔다. 기술이나 시스템, 플랫폼 면에서도 가장 초보적 형태에서 시작해 점점 높은 인터넷 활용성과 동시처리성을 갖춘 매개체로 발전해 왔다. 작년 11월 11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때 수억 건의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한 것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기술과 리스크 관리의 자주적 혁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체 연구개발해 온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금융 관련 업무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이 신청한 핀테크 관련 특허만 2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당 8만5900건의 거래처리능력, 수억 명대의 모바일 사용자 온라인 도달률, 초당 백만 건이 넘는 주요 회계사무처리 기술을 자랑한다. 또 보안리스크 관리를 위해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1200명 가까운 인력을 거래보안과 정보보안 업무에 투입했다. 또 수십 개의 리스크 모형과 수천만 개의 리스크 관리조항을 개발·적용했고, 모든 거래에 대해 7×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자산손실율은 10만 분의 1도 안 된다. 최적의 상태일 때는 100만 분의 4에 불과할 때도 있다. 페이팔 등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여타 결제시스템이 1000분의 2 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훨씬 앞서나간다고 할 수 있다.” 자 이사의 말이다.
세계 여러 국가도 앤트파이낸셜의 이런 뛰어난 핀테크 기술 역량에 주목했다. 각국 정부와 많은 해외 기업들은 앤트파이낸셜이 자국에서 ‘선박 건조’를 해달라고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은 안정기에 들어선 이후 대부분 글로벌화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앤트파이낸셜의 목표는 조금 더 ‘원대’하다. 단순한 글로벌화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이끌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품고 있다. 카드 결제에서부터 ‘지갑 없는 외출’까지, 이제 모바일 결제의 트렌드는 중국에서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고 이같은 모바일 결제에 다시 한번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결제나 해외결제 관련 표준도 시장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현지 파트너에게 자체 개발한 플랫폼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보안리스크 기술과 사기예방시스템을 제공해 현지 파트너의 개발비와 개발기간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또 시장 수요를 발판으로 파트너와 함께 현지에 최적화된 보혜금융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것이 앤트파이낸셜 기술팀이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글로벌 업계 선두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