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 스캔들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FBI 수사 수사 방해와 관련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 러시아 연루설은 “소름끼치고 가증스러운 거짓말”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세션스 장관은 알려진 대로 작년 두 차례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대선 캠페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추가 접촉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리 머릿속을 더듬어도 기억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세션스 장관의 의회 청문회에는 큰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에 러시아 수사 중단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 독대 당시 방에 가장 마지막으로 남았던 주인공이 세션스 장관이었고, 코미 국장이 지난주 청문회에서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여할 경우 문제가 되는 정보를 FBI가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세션스 장관과 러시아 연루 의혹을 키운 탓이다.
그러나 세션스 장관은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밝히는 것 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질문에 대답을 피하거나 모른다고 대답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말 백악관 만찬에서 자신을 포함한 참모들을 내보내고 코미 국장과 독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지만 "독대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미 국장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둘의 만남이 부적절했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코미와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한 데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세션스 장관은 자신이 연방 당국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않았다. 코미 국장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식을 두고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었는지에 대한 대답도 거부했다. 코미 국장의 해임 배경에 러시아 수사가 관여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계속되는 대답 회피에 “의사진행 방해(stonewalling)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틴 하인리치 의원은 “당신은 질문에 답변하지 않음으로써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앨러배마 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낸 세션스 장관이 오랜 의원직 경험을 살려 상원 청문회에서 노련하게 핵심 질문을 빠져나갔다고 평가했다.
◆ 백악관, 뮬러 특검 해임설 일축
한편 러시아 스캔들 속에서 또 다른 파장을 예고했던 제임스 뮬러 특검에 대한 해임설은 13일 백악관이 일축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이 코미 전 국장과 친분이 있고 친민주 성향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조만간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만약 뮬러 특검이 해임될 경우 코미 전 국장의 해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논란이 폭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 백악관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특검을 해임할 권리가 있지만 그렇게 할 뜻은 전혀 없다”면서 일각의 관측을 일축했다.
법무부 장차관 역시 같은 의견을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청문회에서 뮬러 특검의 해임설과 관련해 “그런 보도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뮬러 특검을 오랫동안 알았는데 그를 신뢰한다”고 강조해 해임할 뜻이 없음음 시사했다.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도 13일 상원 세출 소위 청문회에서 뮬러 특검 해임과 관련된 질문에 "구체적인 사유가 있어야만 해임될 수 있다"면서 "합법적이거나 적절하다는 확신이 없을 경우 그 어떤 명령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