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창원) 유진희 기자 = ‘때리고’, ‘달구고’, ‘얼리고’ 등등.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LG전자의 시제품이 세상에 빛을 보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30여개의 테스트들이다. 이 과정에서 낙오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창원 성산구에 있는 LG전자의 창원 제 1·2공장에서 만난 임직원들 표정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이유였다.
◆“10년 넘게 써도 이상 없게”... 고온에서 내구성 시험 등 30여개 극한 테스트
2층에 있는 도어 개폐 시험실에서는 자동화된 테스트 장비가 제품의 문을 1만회 이상 반복적으로 여닫는 극한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 대부분 가전제품에서 소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 문”이라며 “LG 연구원들은 자동 서랍 개폐기를 이용해 극한의 테스트를 함으로써 10년 이상 사용해도 이상 없을 정도로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테스트를 무사히 마친 제품은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창원 2공장에서는 건조기, 트윈워시, 스타일러,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날도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에 대한 국내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들어 창원공장(1월~5월)에서 생산된 트윈워시와 의류건조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와 30%가 늘어났다”며 “스타일러는 같은 기간 무려 150% 이상 많아져, 올해 1월부터 생산라인들이 ‘풀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화와 자동화로 생산 효율성 제고... 11초에 한 대꼴로 제품 생산해
이 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LG전자 창원공장에서는 11초에 한 대꼴로 가전제품이 찍어낸다. 지어진지 수십 년이 지난 공장이지만 꾸준히 생산의 혁신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례로 창원 공장에서는 원가 혁신과 생산 효율성을 위해 가전업계 최초로 2005년 세탁기 제품에 모듈러 디자인을 도입, 현재 3~4개의 모듈만으로 세탁기, 건조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모듈러 디자인이란 제품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해 레고블록처럼 독립된 패키지로 만들어, 다양한 모델에 동일한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부품을 모듈화하면 다른 제품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개발비 등이 낮아져 원가 절감된다”며 “모터, 컴프레서 등 모듈화된 부품은 LG전자가 직접 만들거나 협력회사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매년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최근 2년간 생산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에 역량도 집중해왔다. 그 결과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의 제조라인 자동화율은 60%대에 이른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제조라인 입구에는 세탁기와 건조기의 몸체인 ‘캐비닛(Cabinet)’을 접는 자동화 장비가 있다. 이 설비는 평면으로 펼쳐져 있는 스테인리스 캐비넷을 1초도 안 돼 ‘ㄷ’자 모양으로 한 번에 접는다.
이 같은 조립 공정이 끝나면 품질 검사가 진행되며, 포장 공정을 거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동점검 시스템에서 포장박스 안의 액세서리와 부품들까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면 생산공정이 완료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조라인 입구부터 컨테이너에 실리는 순간까지 채 15분을 넘지 않는다”며 “컨테이너에 실린 제품은 국내 판매 물량은 전국의 물류 창고로, 수출용은 부산항으로 각각 배송된다”고 말했다.
의류관리 가전의 생산을 담당하는 김철융 상무는 “앞으로도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한 신뢰성 시험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전제품에서 LG전자가 1등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