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홍콩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9일 국제금융보에 따르면 홍콩의 4월 평균 집값은 평방피트당 1만1376홍콩달러(약 165만원)로 전달 대비 2.2%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부동산 경기지표를 나타내는 CCL지수는 158.26을 기록, 전주 대비 1.16% 오르며 14주 연속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CCL지수는 현재 연초 대비로 9.4%가 오른 상태다.
최근 홍콩 센트럴 머레이로드 상업용 용지는 232억8000만 홍콩달러(약 3조3500억원)에 홍콩 부동산업체 헝지자오예(恒基兆業)에 낙찰됐다. ㎡당 가격은 약 54만 홍콩달러로 홍콩 토지경매 사상 최고 신기록이다.
비슷한 시기에 홍콩 주룽반도 주택용지도 중국 대륙의 부동산업체인 룽후부동산(龍湖地産)과 허칭타이푸(合景泰富)에 공동으로 낙찰됐다. 낙찰가는 72억3000만 홍콩달러로, ㎡당 12만600위안(약 1986만원)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홍콩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주는 연일 강세장을 보인다. 지난 29일 중국 헝다부동산 주가가 장중 27% 가까이 뛰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비구이위안 9.43%, 룽촹부동산 10.45%, 룽후부동산 5.87%, 화룬부동산 2.01% 등으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부동산 시장 과열을 감지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부동산 인지세 인상, 외지인 주택담보대출 억제, 주택담보대출비율 인하 등 연일 억제책을 쏟아냈지만 한 번 고삐 풀린 집값은 좀처럼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이제 홍콩 집값이 정점을 찍었다며 곤두박질칠 일만 남았다고 본다. 실제로 BoA메릴린치는 3년 내 홍콩 집값이 5~20%, 모근스탠리는 올해 집값이 5%, 시티그룹은 연말 집값이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집값이 하락하면 과도한 가계부채로 부동산 시장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홍콩 국내총생산(GDP) 대비 모기지 비율은 47%로 1997년 3월 33%보다 14%포인트 높았다. 1인당 모기지 규모는 15만8000홍콩달러(약 2300만원)로 20년 전 6만9000 홍콩달러에 비해 129% 증가했다.
천더린 홍콩금융관리국 총재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홍콩 집값이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부동산 과열 리스크가 커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오른다고 무작정 구매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하며 리스크 관리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