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비리' 이화여대 류철균·이인성 교수 내달 2일 선고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592억원대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이번 주 사흘간 나란히 재판을 받는다.
재판부는 매주 월·화요일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최씨의 사건과 병합해 증인신문을, 목요일에는 그동안 진행된 국정농단 사건의 공판기록에 대한 서류증거(서증) 조사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29·30일에는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삼성뇌물 수수 혐의에 관한 재판을 받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23일 첫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앉게 된다. 첫 공판에서 두 사람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만났지만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29일 재판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가 사직을 권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삼성이 합병 찬성을 성사시키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전 국민연금 전문위원회 위원장과 원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증인으로 나온다.
검찰과 특검은 주 전 사장 등에게 삼성그룹의 합병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에 최씨 지원을 요구했는지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해 삼성그룹 합병이 필수적이었다고 보고 이를 도와주는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측은 삼성그룹 합병과정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없고, 최씨와 공모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어 30일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게 된 경위에 관해 진술할 한국마사회 이모 전 부회장과 안모 남부권역본부장이 나와 증언한다.
내달 1일엔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 사건의 재판 기록을 조사한다.
삼성 합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판기록도 함께 조사가 이뤄진다.
지난번 서증 조사에서는 최씨가 피고인인 재단 출연금 관련 직권남용과 강요 사건의 공판기록이 다뤄져 최씨가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날 재판에는 최씨도 나온다.
'비선 진료'에 이어 국정농단 사건의 선고도 연달아 이뤄진다.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내달 2일 정유라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이화여대 이인성,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의 선고 공판을 연다.
이 교수는 2016년 1학기와 계절 계절학기 등 3과목 강의에 정씨가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부정하게 학점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류 교수 역시 같은 해 1학기 자신의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도 치르지 않은 정씨에게 합격 성적인 'S'를 준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이 교수에게 "교육자의 허물을 쓰고 제자에게 온갖 교육 농단 멍울을 씌우려 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류 교수에겐 "교육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심각하게 침해해 국민에게 커다란 상실감과 허탈감을 준 중대 범죄"라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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