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도는 남북관계 악화로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 '남북 사회·문화·체육 교류 활성화와 접경지역 발전'에 관한 구상을 담은 다양한 평화통일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북한과 접해 있는 경기도는 가장 활발하게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벌였던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2004년 평양 식품공장 설비 지원사업과 2006년 평양 당곡리 농촌 현대화사업 추진 등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며 나름 큰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과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로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도 크게 위축됐다.
그나마 남북교류의 명맥을 유지하던 국제유소년축구와 국제친선 양궁교류전 등 체육 분야 교류도 지난해 1∼2월 북한의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중단됐다.
이후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은 국내 사업 위주로 전환되며 1년 넘게 답보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자 경기도는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재개를 고대하고 있다.
문 당선인이 제시한 '남북 사회·문화·체육 교류 활성화와 접경지역 발전'에 관한 구상이 이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문 당선인은 이 구상의 실현 방안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추진, 교류협력 활성화로 북한의 변화와 남북관계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고 통일경제특구법 등 남북 접경지역 발전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시했다.
'한반도 신경제 지도 실행으로 신성장 동력 제공' 공약도 제시했다.
동해권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자원 벨트를 구축하고, 서해권은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구축해 수도권∼개성공단∼평양∼남포∼신의주를 연결하는 경협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가 기대를 거는 이유는 문 당선인의 이런 공약들이 경기도가 그동안 추진한 남북교류협력사업과 궤를 같이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국제유소년축구와 국제친선 양궁교류전 등 남북 스포츠 교류사업, 개풍양묘장 조성사업, 접경지역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 북한 결핵 환자 치료 지원사업, 개성 한옥 보존사업 등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진행했다.
국제유소년축구는 2015년 8월 북한의 연천 포격 도발 직후 평양에서 열린 뒤 지난해에는 개최되지 못했다. 양궁교류전은 2015년 5월 중국에서 한·중·북 3개국 6개 팀이 참가해 열린 뒤 중단됐다.
말라리아 공동 방역과 결핵 환자 지원사업은 5·24 대북 조치 이후 중단됐으며, 개성 한옥 보전사업은 2012년 북한과 협약까지 체결하고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물론 경기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계획에 따른 국제적인 대북 제재국면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당장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개성공단 재가동의 경우, 국제사회와 연관된 문제로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며 접경지역에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내용의 통일경제특구법 제정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가능한 부분부터 남북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언제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1년 넘게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재개를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 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 추경예산 심의 때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20억원을 추가 출연하는 안건을 상정, 120억원인 남북교류협력기금을 14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새로운 사업을 하기 어려웠는데 지금까지 해온 사업들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말라리아 방역 등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업들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은 주민의 불안감 해소는 물론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 유치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새 정부는 민간과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최대한 자율성을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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