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최장거리 자전거 여행이라는 세계 기록에 도전 중이던 브라질 자전거 여행가의 꿈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3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데니사르트 시모에스(53)는 지난 1일 멕시코만에 접한 베라크루스 시에서 자신의 '보물 1호'인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베라크루스 시 아빌라 카마초 대로변에서 휴식을 위해 쪽잠을 자는 사이 누군가 자전거와 함께 소지품을 몽땅 훔쳐간 것. 소지품이 든 가방 안에는 그간 여행을 하면서 모았던 각종 기념품도 들어 있었다.
시모에스는 순간 억장이 무너졌다. 기네스 신기록 수립을 위해 목표로 정했던 50만㎞ 중 1만㎞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려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정비사로 일했던 시모에스는 18년 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세워진 40만㎞ 세계 자전거 여행 기네스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모진 역경에도 5개 대륙의 55개국을 자전거로 누볐다.
그가 애초에 자전거 여행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금연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길어지는 여행과 생활고 탓에 부인과 이혼을 겪으면서 목표 달성을 향한 그의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시모에스는 베라크루스에 며칠간 더 머물 생각이다. 혹시나 자신의 사연을 들은 좀도둑이 자전거를 되돌려 주기를 바라는 기대에서다.
세계 신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좌절 위기에 처한 시모에스는 "누군가 제 다리를 가져갔다"며 울먹였다. 그러나 그는 "꿈은 계속될 것"이라며 목표 달성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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