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 "4차 산업혁명, 고객 밀착형 플랫폼으로 시장 선점해야"

2017-05-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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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금융업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에 있는 지금, 시장을 선점한 회사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미리 다져놓고 여기에 금융회사의 다양한 경쟁력을 접목시켜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객과 경쟁사가 과거와 다른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물리적 환경이나 장소가 아닌 은행 서비스 그 자체가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금융 영역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은행업의 본질과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객과 경쟁사 변화 적응 필요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조 부행장은 당시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로 고객과 경쟁사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금융환경 변화가 점진적이었다면 스마트폰 등장 이후로는 급변하고 있다"며 "은행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은행 자체에 대한 관심은 하락하고 오프라인 창구를 이용하는 비율도 크게 줄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전체 조회서비스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비율이 80.6%에 이른다. 반면 창구와 자동화기기 등 오프라인 거래는 15.5%에 불과하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의 등장과 비대면 채널 거래비중 확대 영향으로 점포 감축은 가속화되고 있다.

조 부행장은 "1분기 우리은행 고객의 행태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거래를 고집하는 사람은 7%에 불과했다"며 "결국 고객의 변화에 맞춰 은행의 형태도 비슷하게 바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업종 경쟁자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큰 변화 중 하나다. 그동안 은행의 경쟁사는 은행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토스·카카오페이 등 정보통신기술 업체가 금융서비스에 직접 뛰어들며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그는 은행 업무영역이 핀테크 업체에 잠식돼 손익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우려했다. 조 행장은 "리테일 부문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고객은 오프라인 거래를 주로 하지만 이 역시 언젠가는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변화에 대응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사들이 자신들만의 모바일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영업을 시작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위비플랫폼 개발을 시작했을 때 기존 시중은행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일상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자는 각오로 뛰어들었다"며 "차가운 느낌의 금융에 새로운 스토리를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금융업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위비뱅크, 인터넷전문은행 대비책 역할 '톡톡'

케이뱅크가 출범 한 달 만에 올해 수신 목표의 절반을 달성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오는 6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고,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오히려 자신있다는 반응이다. 위비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대비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부행장은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에 대비해 미리 개발한 위비뱅크는 사실상 인터넷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히는 중금리대출 상품의 콘셉트는 위비 모바일 대출과 유사하다. 케이뱅크가 최근 선보인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2%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케이뱅크는 사용이 쉽고 공인인증서·보안카드 없이 송금·오프라인 결제가 휴대폰으로 가능한 부가 서비스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금리 부분에서는 시중은행의 모바일플랫폼과 비교해 큰 경쟁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일반 시중은행에서 4~7등급의 중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등급에서는 격차를 벌릴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높은 1~3등급의 고객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조 부행장은 "위비예금·위비대출·위비외환(환전/송금)·위비보험/펀드·위비페이·로보어드바이저 등 혁신적인 서비스는 이미 위비뱅크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이 핀테크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다만, 다음달 출시되는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모바일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수'에서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카카오톡 사용자가 3000만명이 넘는 만큼 카카오뱅크가 기존 고객을 활용한 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위협적일 수 있다"면서 "카카오뱅크가 금융권에 어떤 변화를 갖고 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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