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상하이) 윤정훈 기자 = "북경현대는 명실상부한 중국기업이다."
19일 '2017 상하이 모터쇼'가 열린 상하이 컨벤션센터 4.1H홀. 발표자로 나선 장원신 북경현대 총경리(부사장)는 엄숙한 표정으로 지난 15년 간 북경현대가 걸어온 길을 발표했다.
이어 한 시간 뒤 열린 동풍열달기아자동차의 미디어 세션도 이름만 현대차에서 기아차로 바뀐 비슷한 내용의 발표였다.
현대·기아차는 예정된 20분 동안 회사 소개, 신차만 공개하는 간략한 '미디어 데이'를 진행했다. 사드 여파로 좋지 않은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난 소남영 동풍열달기아차 총경리(부사장)는 "기아차는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생산까지 현지화가 다 돼 있다"며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일 방문객을 체크하고 있는데 회복 추세에 있다"며 "일본 사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여러 가지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에서 가장 '핫'한 소형 SUV 신차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국 전략형 SUV 신차 'ix35', 중국형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차도 엔트리급 세단 '페가스'와 소형 SUV 'K2 크로스'를 공개했다. 'K2 크로스'는 2분기 중 출시해 기아차의 판매 회복을 이끌 예정이다.
쌍용차도 이번 모터쇼에서 티볼리 에어 디젤 모델을 전격적으로 선보였다. 임한규 쌍용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창립 이후 60여년의 역사 속에서 쌍용차는 정통 SUV 개발 노하우를 확보한 월드 클래스 SUV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티볼리 에어 디젤 모델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유럽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 고성능은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상품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하이로 집결한 글로벌 자동차 CEO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중국 내 양산차 판매 1위인 폭스바겐그룹은 CEO가 직접 모터쇼를 챙겼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프레스데이 이후 직접 모터쇼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이날 벤츠의 기함인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벤츠는 성공의 상징이 됐다"며 "앞으로도 세단과 SUV 모두 신차종을 투입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약 4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폭스바겐그룹은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회장을 비롯해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 베른하르트 마이어 스코다 회장 등 브랜드별 CEO가 총출동했다.
한편, 상하이 모터쇼는 서울모터쇼에서 볼 수 없었던 볼보, 폭스바겐을 비롯해 에스턴마틴, 람보르기니 등 고급 브랜드들이 대거 참석했다. 월드프리미어만 113대 등 총 1400대가 전시되며, 전시장 규모도 36만㎡로 축구장 50개를 합친 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