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도 자연교육이 발전하고 있다. 중국에서 초기의 자연교육은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를 바탕으로 하는 자연교육관을 기본철학으로 인간, 특히 어린이의 천성을 존중하고 발휘하게 하는 것이었다. 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교육을 위해 ‘인간’을 ‘자연’의 일부분으로 여기고 환경 개선을 교육의 사명과 목표로 두기 시작했다. 요즘의 ‘자연교육’은 ‘자연 속(In)’에서의 교육, ‘자연에 관한(About)’ 교육은 물론 ‘자연을 위한(For)’ 행동 교육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반딧불이의 은은한 빛이 달로 향하는 길을 비춰주네.’ 이 글귀는 가이아(蓋娅)자연학교에 다니는 10세 학생인 리무허(李沐荷)가 지은 시의 한 구절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무허는 집에서 책 읽는 것만 좋아했는데 지금은 자연으로 나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게다가 무엇을 보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가이아는 대지의 신으로 존경받는다. 2014년, ‘자연의 벗(自然之友)’이 자연학교를 설립할 때 이 이름을 선택했다. 장멍(張萌)은 가이아자연학교 부교장으로 그녀의 자연 이름은 ‘가을밀’이다. <인민화보>는 현재의 중국 자연교육 문제에 대해 그녀와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을밀: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자연의 벗’의 자원봉사자였고, 프로젝트 형태 위주로 환경교육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한계가 있었다. 자체적인 조혈 능력이 떨어져 생존이 어려웠던 것이다. 2013년 일본의 자연학교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일본의 자연교육은 역사가 30년이나 되고 전국에 4000여 개의 자연학교가 있다. 우리와 비교하면 그들의 자연교육은 보다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했다.
나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었다. 나는 교육이 인간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4년 동안 자원봉사를 하면서 환경교육 활동에 참여하고 대자연과 접하다 보니 나에게 큰 변화가 생겼고, 진정한 의미에서 생명의 고귀함을 느껴서 이 일을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4년 가이아자연학교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한국어판 <중국>: 현재 중국 어린이들이 ‘자연 결핍 장애’가 심각하다고 보는가
가을밀: 그렇다. 게다가 도시 아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 농촌 출신 여교사가 왔다. 그 교사는 자신의 아들이 푸른 가을밀을 보고 ‘부추가 참 예쁘다’고 말했다고 했다. ‘자연 결핍’은 인지 결여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감각도 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자연에서 자주 놀았고 자연과 신기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슬프고 화가 나면 자연 속에서 위안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이든 어른이든 그렇게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자연을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더러워질까 겁내고 각종 벌레를 무서워해 자연과 소통하는 즐거움과 에너지를 얻는 느낌을 모른다. 사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교육에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은 물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까지 포함돼야 한다.
한국어판 <중국>: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을밀: 첫째, 자연의 파편화다. 우리는 책상을 보면서 이것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어떻게 만들어져 오는지는 모른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쓰레기는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도 잘 모른다. 이런 것들이 자연에 대한 인식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파편화시킨다.
둘째, 요즘 아이들은 ‘자유’가 부족하다. 부모가 아이의 스케줄을 짜고 다양한 학원에 다니게 한다. 아이가 자연 속에 가면 더러워질까, 다칠까 걱정한다. 우리는 ‘자연에게 생명을 돌려주고,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돌려주며, 생활에 교육을 돌려주자’는 철학을 제창한다.
셋째, 사회 집단 가치관의 방향성 문제다. 요즘은 실리를 지나치게 따진다. 부모들은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생명의 궁극적인 목표가 됐다. 반면 생명의 배려와 가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적다. 예를 들어, 우리와 상담하는 많은 부모가 “자연 체험이 어디에 쓸모가 있나요, 어떤 능력을 키워주나요, 어떤 지식을 얻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게다가 반드시 빨리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자연교육은 아이들에게 동식물을 알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아이는 곤충도감을 다 외우지만 곤충을 함부로 밟아 죽이기도 한다. 공감능력, 감정,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다. 자연 체험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고 탐구 정신을 강화하며 학습 흥미와 지속성을 유발한다. 이것들이 훨씬 가치가 있다.
한국어판 <중국>: 중국의 자연교육 현황은 어떠한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가을밀: 최근 몇년 중국도 자연교육이 빠르게 발전했다. 1선, 2선도시에서 자연교육기관이 많이 생겼다.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개설한 자연체험사 양성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문의전화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서두르지 않으면 등록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자연체험사의 수입은 많지 않지만 종사자들은 자연교육의 가치를 알고 있다. 이 역시 사회의 가치관이 다원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교육의 내용 중 일부가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고, 일부 학교에서는 작은 밭과 농장을 만들기도 했다.
‘자연교육’하면 아이들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성인에게 더 필요하다. 우리는 ‘부모와 자녀 동시교육’을 강조한다.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감지력과 민감도가 성인보다 강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부모의 영향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 교육에 더 공을 들인다. 그러나 성인은 변화가 조금 느리다. 사실 자연교육에서는 대자연이 유일한 선생님으로 무한한 지혜를 갖고 있다. 거대한 지지대인 대자연은 우리가 함께 이해해야 할 목표로 우리 상호간의 교류를 증진시킨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