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어젠다]<정치개혁>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 없애려면 권력 분산이 답

2017-04-09 18:00
  • 글자크기 설정

[사진=인터넷 ]




5·9 대선은 장미대선이 아니라 촛불대선이다. 국민들은 국회의 탄핵소추, 검찰과 특검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이르기까지 입법·사법·행정 세 가지 절차를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했다. 70년 적폐 청산을 넘어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요구가 담긴 것이다. 각 당 대선후보가 결정되고 대선까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정치권은 셈법에 따른 그들만의 프레임 전쟁에 몰입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들을 잘 알지 못하는 유권자가 부지기수다. 한두 달 만에 뚝딱 만들어낸 정책들이다 보니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지고 체계적 논리도 부족하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노동개혁, 사회양극화 문제, 외교안보 위기 등 해결해야 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후보자 자질은 물론 정책 공약을 꼼꼼하게 검증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또다시 청산되지 않은 역사, 불행한 역사를 갖게 될 것이다.
.................................................................................................................................................................................................................................................

아주경제 주진 기자 = 정치개혁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첫 단추다. 가장 시급한 정치개혁 과제로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가 꼽힌다. 각 당 대선후보들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없애기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외 책임총리제와 삼권분립 강화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대선주자들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즉각 신설과 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등 대체로 검찰 개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게 선거제도”라는 말처럼 선거제도 개편도 주요 이슈다. 말을 아끼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달리 목소리를 높이는 주자들도 여럿이다. 유승민 후보는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힘을 싣고 있으며, 심상정 후보는 “승자독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 권한 축소·청와대 개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대통령이 되면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업무시간을 24시간 공개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일각에선 경호 문제의 어려움 등을 제시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와의 차별화가 더 중요하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가정보원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한다. 검(檢)·경(警)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도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공약에 올랐다. 문 후보는 또 공무원노조법 개정(전교조 합법화),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즉각 폐지, 정부조직 개편 노조 합의 등도 재차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와대와 국회는 세종시로 옮기자는 게 그의 소신이다. 대통령의 인사권도 축소해 장관급 인사를 모두 국회에서 인준받겠다고 했다. 입법권, 예산권도 대폭 축소하고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절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예 일부 정부 부처를 위원회로 바꾸거나 신설, 국민이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예를 들면 신설될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교사, 학부모, 여야 정치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매년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계파 없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현재의 폐쇄적인 청와대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비서실을 완전히 개방하고 집무실은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참모진-언론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청와대 참모진이 언론과 소통도 못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독대를 못해 보는 그런 것 없이 저녁 시간엔 언론인과 전문가 등을 모시고 얘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낮은 권력을 실현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 개헌 사항인 만큼 조만간 개헌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적 시스템을 확고히 구축하는 권력의 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검찰개혁, 국정원 개혁, 행정개혁 등을 꼽았다.

◆ 검찰개혁 한목소리···공수처 설치·檢 영장청구권 독점 폐지 제시 

각 당 대선주자들은 권력기관의 개혁을 정권 안착을 위한 국정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검찰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다.

문 후보는 검찰이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의 잘못을 문책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검찰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없애는 대신 대법관들의 대법원장 호선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대법관의 임기도 현행 6년에서 대통령 임기를 고려해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기를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홍 후보의 검찰개혁 공약은 검찰의 영장청구 독점권 폐지가 골자다. 현행 헌법에 영장청구권의 주체로 '검사'만 명시된 것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 명시해 경찰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 후보는 수사와 기소 권한을 가지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등 정치인과 공무원의 부패를 뿌리부터 뽑아내는 강력한 반(反)부패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보장하되, 이들 권력기관의 부패와 불공정은 용납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아직 내놓지는 않았으나 국가정보원을 해외정보처로 개편하고, 공수처를 설치해 검찰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