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가결산] 서민 곡소리에도 정부 곳간은 '풍족'

2017-04-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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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 의미하는 관리재정수지는 15조원 개선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해 유례없는 경기 침체에 서민들의 곡소리는 커져갔지만 나라 곳간은 풍족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았고 비과세 감면도 확대되면서 세수가 예상보다 더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전년보다 16조9000억원 늘어난 345조원, 총세출은 전년보다 12조8000억원 증가한 332조2000억원으로, 결산상 12조8000억원 잉여금이 발생했다.

쓰려다가 남은 불용액은 2000억원 늘어난 11조원, 올해로 넘어온 이월액은 4조8000억원에 달했다.

결산상 잉여금에서 올해로 넘어온 이월금을 뺀 세계잉여금은 총 8조원 흑자였다. 세계잉여금은 2012∼2014년 연속 적자였다가 2015년(2조8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세계잉여금 규모로만 보면 2007년 15조3000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였다.

세계잉여금은 일부를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금) 정산, 공적자금 출연, 채무상환 등에 쓸 수 있다. 필요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들도 일제히 개선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6조9000억원 흑자로 전년 2000억원 적자에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추경 예산을 짤 때 예상과 견주면 통합재정수지 규모는 14조4000억원 늘었고 GDP 대비 비율은 0.9%포인트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빼 실질적인 나라의 살림살이를 뜻하는 관리재정수지는 22조7000억원 적자였으나 전년(38조원 적자)보다 적자가 15조3000억원 줄었고 GDP 대비 비율로도 1.0%포인트(-2.4%→-1.4%) 상승했다.

추경 때와 비교하면 실제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6조3000억원 적었다. GDP 대비 비율로도 1.0%포인트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재정의 이런 '선방'은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청년 실업률은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영세 자영업자의 신음은 커졌다.

특히 지난해 소득 5분위 배율이 8년 만에 다시 악화하는 등 빈부 격차까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내수 민생 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재정은 이미 충분히 확장적으로 집행했으며 올해도 1분기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세수를 추정할 때 보수적으로 한다"라며 "세입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와서 재정수지가 예산보다 개선됐다는 것이지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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