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업계 1위 이마트가 40여일 만에 닭고깃값을 올렸다가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으로, 하루만에 가격을 원상복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1주일 전에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가격을 올리려하자 세무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압박, 인상 계획을 저지해 '행정권 남용'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5180원에서 5980원으로 800원 올랐던 백숙용 생닭 가격은, 다시 이날부터 5180원으로 내려간다.
이마트 측은 최근 육계 시세를 반영해 40여일 만에 닭고깃값을 올렸으나 업계 1위가 가격을 인상하면 동업계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인상 자제를 협조요청해 와, 내부논의 끝에 이를 수용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닭고깃값 인상 자제를 요청한 기관은 농림축산식품부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가 민간기업의 가격조정권을 통제할 권한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AI와 브라질산 닭고기 파문 영향 등으로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멀리하고 있어 시점이 별로 좋지 않아 인상을 보류해달라고 협조 요청했다"고 전했다.
최근 육계 산지 가격도 떨어지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고민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
그러나 규제 권한을 가진 주무부처가 민간업체에 '부탁'을 할 경우, 압력으로 느낄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농식품부의 처신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BBQ가 치킨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히자, 유통업계가 AI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BBQ는 결국 세무조사 압박에 '백기'를 들고 가격 인상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