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한·중·일 3국의 대표적 정보통신기술(ICT)기업 SK텔레콤과 소프트뱅크,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공급망관리(Supply Chain)를 넘어선 ICT 생태계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그동안 공급망관리를 통해 구축한 신뢰관계를 토대로 미국에 넘어간 ICT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3사 협력방안을 조만간 제시한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손정의 사장을 만난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과 소프트뱅크, 홍하이그룹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국으로 넘어간 ICT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손 사장이 이번 MWC 기간에 SK텔레콤이 기업 전시관에서 선보인 차세대 AI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협력방안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손 사장이 30조원 규모로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홀딩스를 중심으로 IoT 생태계를 구축해 100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활용한 글로벌 규모의 벤처 투자와 맞물린 형태의 사업협력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축적된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SK주식회사 C&C의 기술을 내세워 독자적으로 개발한 '지능형 영상인식 솔루션'을 탑재한 얼굴 인지 기반의 개인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IoT 전용망을 선도적으로 구축하는 등 AI와 IoT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과 SK주식회사 C&C의 AI 기술, 소프트뱅크의 ARM 관련 사업 및 벤처 펀드, 홍하이그룹의 위탁생산 기술이 결합한 AI와 IoT 분야의 협력으로 향후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홍하이는 대만기업이지만, 본사를 중국에 두고 있으며, 중국 전체 수출액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 ‘세계의 공장’ 중국을 상징하는 존재다.
올해 초, 박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폰이 나오고 난 뒤, 전화기가 PC로 변하면서 PC를 만든 미국으로 ICT 전체 헤게모니(주도권)가 넘어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이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