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위기를 기회로…전략가 면모

2017-03-0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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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이 내우외환을 타개하기 위해 철강을 주축으로 스마트팩토리, 신사업을 양날개로 하는 사업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 산업의 무게축이 일본에서 한국, 중국으로 넘어가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뒤처지지 않고, 세계 최강 철강사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철강·스마트공장·신사업으로 장수기업 발판
6일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더딘 내수 소비 회복과 중국 건설향 철강수요 둔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외 상황에서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특히 2기 체제에 접어들자 마자 스마트팩토리 및 미래 먹거리 사업 현장을 국내외 가리지 않고 찾는 등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는 권 회장이 지난 달 오인환 사장을 철강부분장(COO)으로 앉히는 조직 개편을 기민하게 밀어붙인 결과"라며 "미래 먹거리 챙기기에 주력할 여력이 커지면서 미래성장 엔진을 적기에 투자, 육성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권오준 회장은 비철강부문 관련 대외 활동을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이달 초까지 독일 지멘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를 직접 방문해 스마트공장 기술 공유 및 사업 공동 추진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달 초 신소재인 리튬과 양극재 국내 공장을 방문해 올해 4000억원, 2020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해외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결합한 생산시스템을 이른다. 품질과 효율성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구성해 온 '스마트솔루션 카운슬'을 통해 그룹 계열사들과 협력하고, 해외 스마트공장 선두기업들을 벤치마킹해 생산 효율성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권 회장은 이밖에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하이퍼엔오(Hyper NO) 생산량을 두 배 늘리는 투자를 단행하고, 포항제철소 제2·제3정기강판공장 시설 등을 최신 설비로 교체하기로 했다. 친환경 자동차 및 고휴율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에 선대응하기 위해 칼을 빼든 것이다.

◆이사진 바꾼 '전략가' 권오준 회장, 가속 페달
애초 권오준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 안팎에서는 그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해 왔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및 피츠버그대학원 금속 박사를 졸업하고, 포스코기술연구소 소장,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등을 역임했는 데도, 제철소장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전문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전임자가 벌여놓은 문어발식 비핵심계열사 수를 목표치인 149곳 가운데 126곳 구조조정했다. 

회사 실적도 정상화해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다.

이런 권 회장은 최근 '4대 어젠다'인 철강사업 본원 경쟁력 강화,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사업구조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경영 인프라 쇄신 등과 맞닿아 있는 사내이사를 신규 추천했다.

특히 이번에는 부가 제품 기술 및 리튬, 양극재 등 신사업을 담당하는 기술투자본부장이 포스코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사내 이사에 올랐다.

이들 사내이사들은 회장을 보좌하고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경영위원회에 속한다.

권 회장 입장에서는 철강·구조조정·신사업 등 3개의 축으로 구성된 2기 체제 경영에 불을 지필 채비를 마친 셈이다.

포스코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대에서 기술 개발의 차이는 회사의 존폐를 결정한다"며 "이를 잘 아는 권 회장이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내다보고, 선대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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