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4차산업의 핵심인 이종(이종)산업간 융합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오히려 거꾸로 가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5일 "우리나라는 산업네트워크상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분리가 확대되고 있으며, 연계성도 저조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융·복합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나 신산업 창출은 어렵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이 서비스 생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치화한 '생산유발계수'가 한국은 0.23에 그쳐 프랑스(0.52), 미국(0.41), 독일(0.40), 일본(0.40)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고, 중국(0.29), 멕시코(0.25)보다도 낮은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생산에 투입되는 서비스 중간재의 비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제조업 생산과정에서 서비스화가 매우 부진했다.
서비스 중간재 투입이 저조한 이유는 국내 서비스업의 생산성(품질)이 낮아, 제조업 중간재로 사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산업간 네트워크 관계를 분석해보면, 특정 분야가 다른 산업의 생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후방연쇄효과)를 나타내는 외향 중앙성은 2014년 기준 건축·건설, 도소매, 자동차, 음식료품 등 순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조업 혁신과 생산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하는 정보통신미디어제품, 전자표시장치는 2005년보다 2014년에 크게 하락했다.
법률과 회계 등 사업 전문서비스 역시 영향력이 약화돼 다른 산업과의 연계 정도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서비스업간 괴리로 인해 제조업 제품의 생산·수출에 대한 서비스업의 기여가 낮다. 그 결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국내부가가치 비율도 낮은 상태다.
제조업은 전통적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음식 숙박 등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적 가치사슬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문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산업의 연계성을 볼때 일부 산업이나 기업의 생멸보다 전체 산업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제조업 고도화를 위해 디자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SW) 설계 등 제조업 서비스화의 핵심분야에 대한 투자와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