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지예 기자 = 사업 대표로 오른지 갓 한 달을 넘긴 SK주식회사 C&C사업의 안정옥호(號)가 첫 단추를 잘 꿰고 순항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에서 오랜 앙숙인 LG CNS를 누르고 승기를 잡으며 올해 예고된 금융권 전체 1조 규모의 후속 구축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주요 금융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2500억원 규모의 국민은행, 1500억원 규모의 KB카드, 1200억원의 NH농협카드, 800억원의 비씨카드, 500억원의 한국은행과 미래에셋대우증권, 더케이손해보험, 흥국생명 등 총 9600억원에 달한다.
최근 SK㈜ C&C사업이 거머쥔 산업은행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에 이어, 가장 빠르게는 국민은행 차세대 사업 입찰이 예고돼 있다. 아직 입찰제안요청서도 나오기 전이지만 앞서 산업은행 수주전과 비슷하게 치열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국민은행 사업 건은 파급력이 크고 산업은행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어 이미 공격적인 물밑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 대표도 사업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임직원 독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 C&C사업은 신성장동력인 AI 사업의 올해 첫 계약도 앞두고 있다. 외국 보험사의 '차세대 콜센터 사업'을 시작하면 AI 서비스를 탑재해 무인 콜센터 상담원을 구현하게 된다. 인공지능 상담원이 도입된 사례가 없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회사가 육성해 온 인공지능 '에이브릴(Aibril)'의 사업화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SK텔레콤과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와 에이브릴을 결합한 통합 AI플랫폼 개발이 가시화되면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SK㈜ C&C 당시 AI 사업의 씨앗을 뿌렸던 박정호 대표가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양사 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사업 고창국 본부장은 "AI 신사업 발굴을 위해 SK텔레콤과 다양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상반기 에이브릴의 한글 학습이 완료되면 이후 사업이 지속적으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