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이 '껑충' 뛰는 등 밥상물가 고공행진은 계속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올랐다. 이는 2012년 10월(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달걀 외에도 무(113.0%), 배추(78.8%), 당근(125.3%)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 때문에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8.5% 올라, 전체 물가를 0.67%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채소, 과일 등의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12.0%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내리 두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반등 여파로 그간 물가 안정세에 기여했던 석유류도 1년 전보다 8.4% 뛰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교통, 공업제품 등 다른 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중교통 운임, 연료 가격 등이 포함된 교통 물가는 3.8%나 상승하며 2012년 6월 4.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공업제품 물가도 2014년 8월(2.1%) 이후 최대인 1.6%나 뛰었다.
식품 등을 포함한 생활물가는 2.4% 상승했다. 이는 2012년 2월 2.5%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도 5.3% 오르며 2012년 4월(5.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보험서비스료(19.4%), 하수도료(11.8%)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큰 폭으로 인상됐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5%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7% 올랐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가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 폭이 컸다"며 "작년 1∼2월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적은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와 관련, 국제유가 흐름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축소로 단기적 하향 조정을 거친 후 1% 후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정부는 매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물가안정대책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며 "특히 농축산물 등 주요품목의 가격안정노력 강화와 소비자단체와 함께 가공식품 등의 불합리한 편승인상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