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발 고조...영국 온라인 서명 130만 명 넘어

2017-01-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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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134만명 '트럼프 국빈방문' 취소 요청

미 국무부 내에서도 집단 항의 움직임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정지시키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내린 데 대해 국내외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온라인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의회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 트럼프의 국빈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온 지 사흘만인 이날 오후 현재 13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 내용은 여왕의 초청을 받는 트럼프의 방문 형식을 '국가 수반(국빈)' 자격이 아닌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상대의 '정부 수반' 자격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메이 총리를 통해 연내 트럼프의 영국 국빈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의회는 서명이 10만 명을 넘는 청원에 대해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영국 총리실은 "미국이 영국의 가까운 동맹 중 한 곳인 만큼 여왕의 이번 초청 관련 청원을 수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 내에서도 집단 항의 움직임이 나온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직원 100여 명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집단 항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항의 방식은 국무부가 설치한 외교정책 관련 의견 표명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항의 내용을 담은 메모에 서명을 모아 제출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메모 초안에는 이번 행정명령의 대상이 된 7개국 출신 비자 보유자에 의한 테러가 최근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함께 이 방식이 공공 안전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직원 100여 명이 한꺼번에 메모 항의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정부의 시리아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정적 공습을 실시해야 한다는 메모 항의가 제출됐지만 국무부 직원 51명만이 참여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항의용 메모가 정리된 속도나 서명 인원 수 등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향후 120일간 난민의 미국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일시 입국 금지가 내려진 국가는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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