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최순실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설 연휴 직후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설 방침을 세우는 등 박 대통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이뤄질 청와대 압수수색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더불어 특검 수사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팀은 청와대 측과 시기 조율을 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원은 설 연휴에도 휴가를 반납하고 강행군했다. 박 특검도 설 명절 당일인 지난 28일 출근해 팀을 진두지휘했다.
특검팀은 청와대를 대상으로 단 한 번의 압수수색을 해 필요한 물증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사 일정상 내달 초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1일 공식 수사 착수 이후 특검은 현재 약 40일 동안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박 대통령의 대기업 뇌물수수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비선 진료 의혹 등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물증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법리 검토를 마무리한 뒤 구체적인 압수수색 대상을 선정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측은 군사시설 보안 및 기밀 보안을 이유로 특검팀의 압수수색을 거부해왔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필요한 자료만 확보할 방침이라 청와대의 반응은 상관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통령 관저, 의무실, 경호처, 민정수석실, 비서실장실, 정무수석실, 청와대 문서가 저장된 전산 서버 등이 수색 대상이다.
또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공개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을 기반삼아 최대한 협조를 끌어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 "법리 검토는 끝난 상태다. 최종 선택만 남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3명을 일괄기소했다.
세 사람은 12일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나란히 구속됐다.
김 전 장관 등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 예술계 인사와 단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이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를 받는다.
김 전 장관은 노태강 전 체육국장 등 문체부 국장 3명을 부당 인사 조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과 정 전 차관에겐 지난달 국회 박 대통령-최씨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했다.
이들은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는 없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영장이 기각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기소할 때 함께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들 세 사람을 재판에 넘길 때 블랙리스트 작성과 집행, 문체부 직원 부당 인사 조처 등에 대한 전체적인 공소사실을 밝힌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