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35)가 고향 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왔다. 6년 만에 ‘조선의 4번 타자’로 복귀한 이대호는 롯데의 비상을 다짐했다.
이대호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롯데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의 꽃을 피울 것을 약속했다.
이대호는 한·미·일 리그의 러브콜을 받은 가운데 롯데를 선택했다. 지난 24일 롯데와 역대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인 150억원(4년)에 계약했다.
롯데와 부산의 상징인 이대호는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르며 리그를 평정했다. 이후 일본 무대로 옮겨 2015년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 꿈을 이룬 뒤 올해 FA로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이날 이대호는 선수생활 종착지로 롯데를 택한 이유에 대해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국 나이로 36살이다. 롯데는 내가 돌아와야 할 팀이고, 팬들을 위해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며 “이번 시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올해가 아니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려주시는 팬들도 지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팬들 때문에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처음에 갔을 때 보장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막전보다 시범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며 “이번엔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어 다시 그런 실패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어 이대호는 “개인 성적은 생각해 본 적 없다. 5강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다보면 개인 성적도 쌓일 것이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들어왔다고 확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뭔가 달라진 롯데가 될 수 있도록, 강팀이 되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대호가 없는 사이 달라진 NC 다이노스와 지역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도 “NC도 좋은 팀이지만, 어떻게든 이겨서 롯데 팬들을 NC 야구장이 아닌 사직 야구장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올해 복귀와 함께 롯데의 주장을 맡기로 했다. 그는 “원래 무서운 선배였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다. 무서움보다는 부드러운 선배로 다가가겠다”며 “어린 후배들이 자신감을 얻어 잘할 수 있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마음을 열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내가 제일 잘해야 한다”고 책임감 있는 주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대호는 롯데 구단에 받은 상처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연봉조정 과정에서 7000만원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신청까지 갔으나 KBO가 구단의 손을 들어 졌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연봉조정신청은 구단과 마찰이 싫어 한 것”이라며 “신청을 안 하면 싸워야 했다. 그게 싫었다. 졌기 때문에 깨끗하게 승복했고, 지금도 아무 생각이 없다. 지금도 거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대호는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먼저 몸을 만들며 팀 적응을 마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