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1월 전셋값 상승률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겨울방학 이사철 학군수요도 실종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월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말에 비해 0.0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의 전셋값 상승률인 0.18%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2년 1월 -0.03%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경기에선 작년 1월 0.07%에서 이번달 0.01%로 상승폭이 둔화됐고, 인천도 0.08%로 작년 1월 상승률인 0.16%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의 전셋값 상승률이 0.21%로 지난해 1월 0.25%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작년 1월 0.78% 올랐던 세종시도 올해는 0.14%로 감소했다. △울산 -0.02% △전남 -0.01% △충북 -0.04% △제주 -0.08%도 올해 1월 전셋값이 하락했다.
전세 인기지역의 학군 수요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명문 학군을 보유한 서울 양천구는 올해 초 전셋값이 0.21% 하락했고, 강남구 대치동 일대도 방학 동안만 거주하는 단기 임대수요만 있을 뿐 장기 전세 수요는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올해 초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된 이유는 입주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9만1913가구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입주 물량은 3만가구를 넘었다.
올해 1분기 입주 물량도 전국적으로 작년 3분기 7만564가구보다 많은 7만2409가구에 달한다. 서울의 경우 올해 1분기 입주 물량은 9000가구로 작년 4분기와 맞먹는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전세시장에 수요자들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에선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5930가구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040가구의 재건축 이주가 주변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활을 앞두고 재건축을 서두르려는 단지들의 이주가 시작되면 서울 전세시장이 국지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며 "최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고 대신 전세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