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등으로 설 연휴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은 하락 압력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년간 100만가구 가량 공급된 데다, 올해만 40만가구에 육박하는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는 등 공급과잉 문제가 수면위로 본격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 조치가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로 공급과잉 이슈가 맞물리면서 수익률이 하락 추세여서 선별투자가 요구된다.
30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 결과 대체로 "설 연휴 이후 봄 성수기에도 주택시장의 수요위축→거래둔화→가격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는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이하 가나다 순),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 등이다. <관련기사 4면>
실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넷째주(17일~23일) 기준 매매가격은 전주 보합에서 하락 전환(0.00%→-0.01%)됐다. 매매가격 하락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신규 입주물량의 부담 등으로 집값이 주춤한 상황이라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직접적인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29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총 4215건으로 일평균 145.3건이 사고 팔렸다. 하루 303건이 거래된 지난해 12월(총 9417건)보다 46% 가량 감소한 수치다. 전년 같은 기간(175.2건) 보다도 6.2% 가량 줄었다.
올해만 40만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는 점도 시장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특히 신규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변 재고주택시장에도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전세물량도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거나 일부 역전세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뿐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올해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익형부동산 대장주인 오피스텔의 경우 고분양가와 공급 과잉, 수익률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선별적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 5.14%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1028만원(이하 계약면적 기준)으로 역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노희순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얻기 쉽지 않고, 시세차익을 얻더라도 선택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가격 수준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불황기가 지속될 경우 미분양, 경매시장이 커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