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개성공단 폐쇄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한반도 통일에서 개성공단이 갖는 가치 뿐 아니라, 개성공단이 갖고 있는 경제적·외교적 가치 및 법률절차에 대한 이해를 결한 것이기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27일 비판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지난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국민안전에 직접적인 위협과 관련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단순한 산업공단이 아니고 우리의 시장경제와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결합한 '경제공동체형 통일모델'"이라며 "개성공단은 남북 소통의 장이자, 북한에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선전의 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경제체제가 변화하면 정치체제도 달라지는데, 이것은 필연적으로 사회체제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닫혀있는 개성공단의 문을 다시 여는 것은 물론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해주, 원산, 철원, 고성 등에도 만들어 자본주의체제를 경험토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폐쇄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헌법 제76조 등에 정한 긴급상황이 아님에도, 국무회의도 거치지 않은 채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진행되었다"면서 "법률에 근거를 둔 행위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정 전 총리를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는 공단의 폐쇄에 관한 규정이 없다"면서 "북한이 핵으로 주권을 지키려 해도, 대한민국은 헌법과 민주주의로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그는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중소기업의 출구가 막힌 점과, 중국의 반사이익(북한 노동력 투입), 통일 주도권 상실 등을 경제적 손실로 꼽았다.
정 전 총리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국이 남북관계에서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정권을 바꾸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아니라 북한의 사회 전반을 바꾸는 시스템 체인지(system change)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북한과 미국과의 불가침을 명시한 평화협정 체결이 그것"이라며 "더 나아가 한국전쟁 당사자국이 참여하는 '2+2 한반도 평화조약'으로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이끌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