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길] 설맞이 전통 체험은 역시 박물관…신사임당 묵란도·초충도 '눈길'

2017-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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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마법, 아줌마들의 생계 전쟁 등 다룬 연극·뮤지컬도 화제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8일 오후 열린마당에서 '남사당 놀이'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정등용 기자 =이번 설 연휴에는 우리의 '전통'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전국의 주요 국립박물관들은 민속놀이, 전통음식, 가훈 쓰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마련했으며,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에서는 신사임당의 묵란도와 초충도를 선보인다. 

밀폐된 벙커, 소소한 일상 속 마법, 보험금 수령을 위한 아줌마들의 고군분투 등을 다룬 연극과 뮤지컬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 '우리 것'에 이집트 보물까지…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설날 하루 문을 닫지만, 석조물을 전시하고 있는 옥외공간은 연휴 기간 내내 개방한다. 현재 개최 중인 '이집트 보물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이며, 28일 오후 3시 열린마당에서 펼쳐지는 '남사당 놀이' 특별공연도 기대할 만하다. 

지역 국립박물관들도 '민속놀이와 전통음식 체험'(국립경주박물관), '민속놀이 및 가족영화 상영'(국립대구박물관), '재미로 보는 새해 윷점'(국립김해박물관), '십이지신 탁본 체험'(국립진주박물관), '전통문화 체험'(국립청주박물관), '전통민속놀이'(국립공주박물관)', '가훈 써주기'(국립부여박물관) 등의 행사를 마련한다. 

이 밖에 국립전주박물관의 '전통공예품만들기', 국립광주박물관의 '부적찍기체험', 국립춘천박물관의 '사물놀이 체험' 등도 눈길을 끈다. 

◆ 평창동계올림픽 기운 미리 느껴볼까…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연휴 나흘간 '2017 정유년 설맞이 한마당 - 새벽을 여는 닭'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설맞이 한마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 기원 행사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된다.

야외전시장인 '오촌댁'에서는 설 차례상 차리고 세배하기, 예쁜 설빔 입고 사진찍기 등을 직접 해볼 수 있으며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닭 그림 세화를 판화로 찍어볼 수도 있다. 매해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토정비결도 어김없이 올해 부스를 차린다.

'다문화꾸러미'와 연계한 한·중·일 새해맞이 음식문화 체험도 흥미롭다. 어린이박물관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에서는 한국의 떡국과 식혜를 비롯해 중국의 춘절 떡, 삥땅후루 그리고 일본의 오세치, 카가미모치 등을 직접 맛볼 수 있다.

29일부터 이틀간 운영되는 '강원도의 멋과 맛' 행사에서는 메밀묵밥, 강릉한과, 옥수수 뻥튀기 등의 먹거리를 비롯해 강릉농악, 정선아리랑, 관노가면극 등의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신사임당, '묵란도'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 조선 사대부들도 인정한 '그녀'의 솜씨…서울미술관

'현모양처' '율곡 이이의 어머니' 등의 표상으로만 기억되던 신사임당(1504∼1551)을 '뛰어난 예술가'로 조명한 전시로, 특히 사임당의 '묵란도'(墨蘭圖)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병관 서울미술관 회장은 지난 2005년 KBS 'TV쇼 진품명품'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묵란도를 눈여겨봤고, 2년여간 공을 들인 끝에 소장자로부터 이를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섬세한 필선, 농묵(濃墨)·담묵(淡墨)의 절묘한 조화뿐만이 아니라,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극찬한 17세기 대학자 우암 송시열의 발문을 함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사진=아이엠컬처 제공]


◆ 밀폐된 벙커 안에서의 70분…연극 '벙커 트릴로지'

제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등 총 3개의 신화와 고전을 재해석해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작품이다. 전쟁으로 겪게 되는 참담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약 20평 남짓한 밀폐된 ‘벙커’ 안에서 구현해냈다.

​벙커 속에서 오감으로 자극 받는 인물들을 통해 현시대에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석준, 박훈, 오종혁 등 출연. 2월 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연인과 함께 하는 소소한 일상 속 마법…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21세기의 '버려진 구식 로봇들의 일상'이란 미래지향적 소재를 지글지글한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과 어쿠스틱한 소품, 음악 등을 통해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

​다재다능한 연기 변신으로 인기와 실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배우 김재범과 연극, 뮤지컬뿐 아니라 브라운관에서도 활약하며 탄탄한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보여주는 배우 정문성 그리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정욱진이 옛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살고 있는 헬퍼봇5 올리버 역을 맡았다.

똑똑하고 명랑하지만 관계에 관해서는 매우 냉소적인 헬퍼봇6 클레어 역에는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배우 전미도, 뛰어난 가창력과 심도 깊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배우 이지숙이 캐스팅됐다. 3월 5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연극 '꽃의 비밀' [사진=수현재컴퍼니 제공]


◆ 사랑스러운 아줌마들의 발칙한 작전…연극 '꽃의 비밀' 

이태리 북서부 시골 마을에 남편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갑자기 놓인 네 명의 아줌마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끊임없는 상황 코미디와 기대를 비껴가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대사, 진지하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코믹함, 캐릭터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장진식 코미디’는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자스민 역에 캐스팅된 배종옥은 기존의 우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제대로 망가진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4년 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배우 소유진과 첫 연극 도전을 결정한 이청아는 모니카 역을 맡아 각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2월 5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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