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KT의 무디스 신용등급이 A레벨로 상향 조정되면서 3월말 임기만료를 앞둔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황 회장의 경영성과를 평가할 객관적인 성적표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 ‘무디스 신용등급 전망’ 보고서에서 KT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KT의 3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두고, 무디스는 “이 수준의 유동성 규모는 잠재적인 투자 증가에 대비한 충분한 재무적 완충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요소로 지목했다.
무디스는 KT가 KT렌탈, KT캐피탈 등 계열사 매각으로 지난해 9월 당시 부채규모 12조9000억원을 8조2000억원까지 줄였다면서 견고한 영업과 자금의 흐름, 적절한 설비투자,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KT의 부채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4년 2월, KT는 실적 하락과 차입금 증가 등을 이유로 그동안 유지해왔던 무디스의 ‘A3' 등급에서 ’Baa1'로 하향 조정됐으나, 35개월 만에 ‘A3' 등급을 탈환했다.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 S&P도 KT의 신용등급을 A레벨로 유지하고 있어 KT는 명실공히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에서 ’올 A레벨'을 인정받은 우량기업이 됐다는 평가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KT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황 회장의 경영성과가 등급 상향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6일 연임 의사를 밝힌 황 회장에 대한 CEO추천위원회의 심사결과가 설 연휴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 회장이 심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뜻밖의 호재를 만나 연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회장은 KT CEO 취임 후 괄목할 만 한 경영성과를 이끌어냈다. 2015년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달성해 3년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으며, 지난해에도 1분기 2151억원, 2분기 4270억원, 3분기 40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KT는 내달 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유·무선 통신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2016년 연간 매출액은 22조4990억원으로 1.0%, 영업이익은 1조4625억원으로 13.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2년 연속 영업익 1조 클럽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현재 KT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의 그 간의 경영성과와 향후 비전 등을 통해 KT의 CEO후보로 적격한지 여부를 심사 중이며, 심사결과는 이르면 설 연휴 이전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