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나흘간의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다 보니 밤새 이야기를 나누거나 과식·과음을 하기 쉽다. 연휴 동안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린 자녀는 달라진 환경과 오랜 이동 때문에 여러 병을 앓기도 한다.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건강하게 설 명절을 나는 법을 알아본다.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와 술 한 잔은 명절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하지만 분위기에 취해 평소보다 많이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실 경우 급체나 복통에 시달릴 수 있다. 실제 이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쩍 늘어난 몸무게로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거나 놀이를 즐기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평소와 다른 생활로 신체리듬이 깨지고, 다시 일상에 돌아왔을 때 심각한 피로감을 느낀다. 따라서 연휴 때도 최소 5시간 이상 자며 최대한 일상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연휴 이후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들은 명절 기간 달라진 잠자리 등 작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집에서는 별탈이 없다가도 친가나 외가만 다녀오면 감기나 열병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아이 신체에 무리를 준 결과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이를 데리고 고향에 갈 때는 추위 예방을 위해 충분히 옷을 준비하고 방을 너무 건조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야외활동 후는 물론 가축을 만지거나 흙장난을 한 뒤에는 꼭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장시간 운전을 피해야 한다. 오랜 시간 운전하면 목·어깨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혈압이나 혈당수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설날 고열량 음식은 심장병과 당뇨에 안 좋은 만큼 조심해야 한다.
동재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자는 평소 복용하는 약 이름을 기억해 분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당뇨 환자는 이동 전 간이 혈당계를, 만성기관지염 등 만성폐질환 환자는 비상약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