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맞춰 유럽 극우정당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의대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유럽 내 주요 선거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들 정당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고 있어 제2의 트럼프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 등 외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도시 코블렌츠에서 유럽 의회의 한 분파인 '국가와 자유의 유럽'이 10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포퓰리즘 정책을 앞세운 자신들의 지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엘리트가 아닌 민중에 의한 정치가 시작됐다", "자국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우리의 국가를 다시 위대하게" 등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과 비슷한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유럽 내 주요 선거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유럽 극우정당들이 인기를 얻게 되면 제2의 트럼프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3월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에서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강조하고 있는 자유당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에서도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총선이 열리는 독일에서도 프라우케 페트리가 이끌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정당이 지지율 12~15%로 의회 진출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들 극우 정당들은 모두 이민 제한, 중동과 아시아에서의 난민 수용 반대 등에 뜻을 모으고 있다. 유럽의 통합을 중시하고 포용적 난민 수용 정책을 주장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공격하는 태도도 동일하다.
유럽 내에서는 극우정당의 포퓰리즘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와 닮은 꼴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독일 주간지 슈피겔 등 일부 언론은 '국가와 자유의 유럽'의 요청에 따라 현장 취재가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적인 기사 발행을 봉쇄하고 미디어를 장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과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