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10여 년간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서의 이미 상당한 방어력을 갖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의 수출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곧 인도보다도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러한 변화가 중국의 미·중간 무역마찰 대응 난이도를 낮춰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출 제품에 45%의 고관세를 부여하겠다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해왔다.
중국의 지난해 1~3분기 수출액은 1조6500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2%가 줄었으며 중국 수출의 GDP 내 비중은 20.2%에 그쳤다고 FT는 추산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기록한 최고치인 38.6%와 비교해 급감한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곧 인도(19.4%)보다도 수출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당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체질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를 강조하며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로 완전히 돌아설 가능성을 높였다. 무역 관련 중책에도 반(反)중국 성향의 인물이 내정돼 있어 향후 미·중간 '무역전쟁'을 피하기 힘들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은 이를 경계하고 비판하면서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 추구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공격하면 중국도 반격할 것이며 대립에 따른 타격을 중국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13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달러기준 수출액은 총 2조9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수입액은 1조5874억 달러로 5.5% 줄었고 총 509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수출은 2.0% 감소, 수입은 0.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