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 후 첫 주말을 “부정직한 언론”을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
극우 대안우파 언론인 브레이트바트 창립자 출신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우리는 가만히 않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즈와 CNN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20일 트럼프 취임식에 모인 인원이 8년 전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당시에 비해 크게 줄어든 25만 명 정도라고 보도하면서 항공사진을 증거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측은 언론이 취임식 인파를 거짓으로 축소 보도하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식의 목적은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지만 언론의 불성실한 보도가 국가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취임식 인원이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과거 그 어떤 취임식보다 최대 인파가 몰렸다고 말하면서, 워싱턴 지하철 이용객이 오바마 취임식 당시보다 많았고 내셔널몰의 바닥이 빈자리를 부각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뉴욕타임즈는 즉시 스파이서가 “거짓 주장”이라며 그의 성명은 “모욕적이고 부장하다”고 반박했다. CNN과 ABC뉴스도 있다라 반박 보도를 내보냈다. VOX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과 전쟁을 선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NBC 방송에 출연해 스파이서를 거들었다. 콘웨이는 진행자에게 “언론은 스파이서가 거짓말을 했다고 하겠지만 그는 언론에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투표한 이유 중 하나는 언론을 더 이상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백악관도 언론을 대하는 방식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역시 21일 CIA 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언론이 취임식에 모인 인파의 수를 축소 보도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언론을 “지구상에서 가장 부정직한 부류”라고 공격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트럼프 정부가 공격적인 리더십 스타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워싱턴 애널리스트드들은 백악관의 첫 공식 기자회견이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전례가 없으며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언론 컨설팅 회사인 키친 테이블 파트너스의 창립자 데이비드 옐런드는 "대통령이 언론에 대한 공격으로 언론과의 4년 관계를 시작하는 것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오만한 행위다. 아마추어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은 만큼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을 직접 결속시키는 편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President Trump) 트위터 계정이 신설되었고 만 이틀만에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보를 담은 10개의 트윗이 올라왔다. 팔로워는 1,420만 명을 넘었다.
트럼프는 팔로워 2,150만 명을 거느리는 개인 계정을 통해서도 '폭풍 트윗'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2일 트위터에 "취임식 시청자가 3,100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며 자화자찬했다. 또한 반-트럼프 시위에 대해서는 "평화로운 시위는 민주주의의 특징이다. 내가 늘 동의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의견을 표현할 권리는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