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2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이 학교 최경희 전 총장(55)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와 위증 혐의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학대학장(62·구속)과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54·구속)가 정씨에게 특혜를 주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김 전 학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과정에서 정씨에게 특혜를 줘 합격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정씨가 수업에 불참하고 과제를 부실하게 냈는데도 좋은 학점을 받게 해 준 혐의도 받는다.
이 교수는 정씨가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직접 액세서리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처럼 꾸몄다.
특검은 김 전 학장과 이 교수가 정씨에게 특혜를 준 배경에 최 전 총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18∼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 전 총장은 또 국회 청문회에 나가기 전 김 전 학장과 '말 맞추기'를 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실제 최 전 총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를 2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증언했지만, 관련자 증언과 특검팀 수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수십 차례 통화하거나 서울 여의도에서 광고감독 차은택씨(48·구속기소)와 함께
따로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9일 국조특위는 최 전 총장을 김 전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56·구속)과 함께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날 김 전 학장과 이 교수를 소환한 데 이어 이날도 이 교수를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이달 20일에는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정씨가 이대 측으로부터 받은 특혜 의혹에 하 교수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하 교수는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연결해준 인물로 알려졌다.
최 전 총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