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안산문화재단(이사장 제종길 안산시장)이 올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공식 참가작으로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2017’을 선정했다.
비주얼씨어터 꽃의 ‘마사지사’,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낯선 이웃들’ 등 국내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된 6개 작품 중 하나다.
여정은 2015년, 2016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연속 세 차례 이를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축제와 공연이 같은 방향을 보기 때문이다.
축제는 도시에 깃든 삶의 맥락에 부합한 방향성을 가진다.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치유’를 말했다. 2016년은 ‘회복’, 올해는 나아가 ‘희망’을 말하려 한다.
안산순례길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순례(巡禮)의 본뜻은 성지를 방문하며 다니는 여행이다.
하지만 공연의 방점은 방문을 넘어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에 있다.
2015년 첫 순례는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한 국가 시스템에 대한 저항, 2016년 두 번째는 참사가 드러낸 또 다른 차원인 개개인의 삶을 드러냈다. 이어 세 번째인 ‘안산순례길2017’은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간 변화한 도시, 국가를 관통하는 새로운 문제의식과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안산순례길이 2015안산국제거리극축제 창작지원 프로그램으로 첫 걸음을 뗐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비판이라는 뼈대 위에 만들어진 저항과 성찰의 퍼포먼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시민이 즐기는 축제’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6년에는 공식 참가작이 됐다.
공연을 기획한 예술가단체는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 이들은 최근 붉어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여 있는 터라 축제의 뚝심 있는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안산순례길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공연은 지난해 12월 월간 한국연극이 선정한 ‘2016 공연 베스트 7’에 이름을 올리며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공연의 예술성과 완성도를 담보하기 위해 쏟는 축제의 노력과 열정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재단 강창일 대표는 “안산순례길은 도시가 겪은 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축제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