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향후 글로벌 시장 전망을 암울하게 그렸다.
그는 미국이 대통령으로 "독재자가 되고 싶어하는" 인물을 뽑았고 유럽연합(EU)은 붕괴되고 있으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래 집권하지 못할 것이며 중국의 경제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소로스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글로벌 시장의 대형 리스크로 꼽았다. 줄곧 트럼프 당선에 비판적인 소로스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를 "사기꾼(con man)"이라고 표현하며 "트럼프의 아이디어는 서로 모순되고 백악관 고문과 내각 인사들이 서로 갈등을 빚을 것이므로 트럼프 정부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트럼프의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심에서 시작된 트럼프 랠리는 곧 중단될 것이라고 비관론을 제시했다.
소로스는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불확실성은 장기 투자의 적이다. 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축하하고 있지만 현실이 다가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로스는 앞서도 트럼프 당선으로 약세장에 투자했다가 10억 달러의 손해를 보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소로스는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의 운명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사실상 오랫동안 집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 기반과 내각이 흔들리고 있으며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여파로 영국인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7일 메이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서 분리되어 전 세계와 따로 자유무역협상을 체결하겠다며 하드 브렉시트를 예고한 바 있다.
소로스는 브렉시트와 이탈리아의 개헌 부결 등으로 확인되는 유럽의 붕괴는 심각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소로스는 중국의 경제 성장 방식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경제 성장 모델을 바꾸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 2년 동안도 그럴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돈을 쏟아 붓거나 이미 공급이 넘치는 물건을 더 생산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이지 못한 성장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도 소로스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키고 미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