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新시대] 그레이트 로테이션 따라 재테크 새판 짜라

2017-01-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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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테크에도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말은 2012년 글로벌 투자은행(IB) 메릴린치가 처음 썼다. 미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돈이 채권시장에서 나와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주요 증권사 역시 주식과 달러 투자를 한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채권을 사야 한다면 투자처를 하이일드채나 뱅크론으로 제한하라는 조언이 대부분이다.

◆그레이트 로테이션 대비하라

18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재테크 전망을 보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에 대비하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주식시장을 새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볼 수 있다"며 "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얼마 전만 해도 초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채권이 주목받았다"며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리플레이션(물가 상승세 회복)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 약세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가장 많이 추천하는 주식은 단연 정보기술(IT)주다.

이경수 센터장은 "보유자산 비중을 주식 7, 채권 3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주, 화학을 비롯한 수출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국 수출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수출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반기까지 IT, 화학, 자동차부품 같은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달러 주춤하면 달러 늘려야

트럼프 시대 투자전략에서 핵심은 달러 자산이다. 달러 가치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자금 흐름도 급변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1분기에는 달러 강세가 속도를 줄일 것으로 점쳐진다.

이경수 센터장은 "트럼프가 미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이로 인해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된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라며 "그러나 재정정책보다 보호무역 강화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주요국에 압력을 넣고, 달러 약세를 부추겨 자국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를 많이 내는 나라가 공격을 받을 것"이라며 "되레 신흥국 통화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머징마켓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달러 완화 국면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 여전히 달러화 자산 비중을 일정 규모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문남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연구위원은 "미국은 2분기 들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호무역 효과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일드채·뱅크론은 매력 여전해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된 후 채권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도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여전히 투자 매력이 큰 채권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하이일드채와 뱅크론이 꼽힌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정크본드에 주로 투자하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미 하이일드채권 수익률은 2016년 17%를 넘어섰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경기 회복과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기업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뱅크론은 신용등급 BBB- 이하인 미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을 유동화한 변동금리담보부채권이다. 요즘처럼 금리가 오를 때에는 대출 이자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아진다. 뱅크론 수익률은 2016년에도 10%에 맞먹었다.

주요 증권사는 새해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집단대출 규제나 분양권 전매 제한처럼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정부 조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시장은 한동안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길게 보면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재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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