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면역진단기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아요. 그간 비타민D 진단허가를 받은 현장진단기기는 단 한 곳 뿐이었는데 이번에 저희가 추가된 셈이죠."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서 진행된 나노엔텍 비타민D 현장진단기기 시연회에서 정찬일 나노엔텍 전무는 이 같이 밝혔다. SK텔레콤이 2013년 인수한 나노엔텍의 비타민D 현장진단기기인 '프렌즈 비타민(FREND Vitamin) D'가 FDA 허가를 획득했다.
'프렌즈 비타민 D'의 장점은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현장에서 20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반도체 설계 기술(MEMS)을 바이오에 융합해 고도화한 '랩온어칩'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종이필터 기반의 현장진단기기 대비 필요한 혈액 채취양은 적은 반면, 검사 결과는 빠르고 정확하다.
부피가 작아 1차 병원에서도 구비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환자는 병원을 두 번 방문할 필요 없이 즉각적으로 진단 결과를 확인하고 처방도 받을 수 있다. 병원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한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과거 실험실용 혈중 비타민D 측정기는 대형인데다 고가여서 1차병원이나 주치의가 구비하기 어려웠다. 혈중 비타민D 농도 측정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채혈 후 혈액을 별도 검사 기관에 보내야 했는데, 최종 결과 통보까지 1주일 정도가 소요됐다.
특히 최근 들어 비타민D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보고가 꾸준히 나오면서 그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비타민D 부족을 겪고 있다. 나노엔텍에 따르면 비타민D의 정상수치는 30NPB(밀리리터 당 나노그램)이나 현대인의 경우 통상 25NPB에 머물고 있다.
나노엔텍은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비타민D 현장진단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타민D 진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올해 비타민D 진단 시장 21억9000만 달러(2조5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프렌즈 비타민 D'는 오는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노엔텍은 기존 의료기기 유통 계약 업체인 헨리샤인(Henry Schein)에 이어 작년 10일 미국 최대 유통회사인 멕케슨(McKesson)과 계약을 체결했다. 나노엔텍은 미국의 전 유통망에 대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나노엔텍은 '프렌즈 비타민 D' 이 외에도 전립선·남성호르몬·갑상선(2종) 이상을 진단하는 총 4종의 프렌즈와 백혈구 자동계수기 ADAM-rWBC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