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아프리카TV가 인기 BJ(인터넷 1인 방송진행자) 이탈이 해를 넘겨도 좀처럼 진척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투자 지분을 늘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정보통신(IT)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달까지 영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는 아프리카TV 주식 33만7228주(3.10%)를, 미국계 골드만 삭스 인터내셔널은 10만9626주(1.01%)를 각각 추가 매수했다.
아프리카TV의 지난해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프리카TV 2016년 매출액은 806억원,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직전년보다 28%, 1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의 BJ 이슈에도 여전히 외국인의 매수가 반복되는 것은 이탈 BJ의 높은 인기에도 매출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아울러 온라인동영상제공(OTT) 서비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6년 OTT 시장 규모는 4884억원으로 직전년 3178억원에 비해 53.7% 증가했다. 또 조사 대상(7385명) 중 27.1%가 1주일 내에 OTT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년보다 93% 증가한 수치다.
아프리카TV의 BJ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운영책에도 유튜브행은 계속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3대 여신으로 통하는 BJ 김이브(김소진)도 지난 14일 아프리카TV를 떠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서 초창기부터 방송을 한 김이브까지 윰댕(이유미)과 벤쯔(정만수)와 함께 유튜브로 옮기게 되면서, 이들 방송 애청자 이탈도 불가피해 보인다.
대외적으로 1인 미디어에 뛰어들고 있는 경쟁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아프리카TV를 긴장시키는 대목이다. 이날 CJ E&M의 1인 방송 사업 '다이아 티비'는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는 다음달 16일 카카오TV와 다음tv팟을 통합해 새로운 카카오TV를 선보일 예정이며, 1인 방송 제작자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손쉽게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비해 올해 국내 선두 1인 미디어라는 독점적 지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있다. 카카오 등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아프리카TV가 타이트해질 것이다. 다만 OTT 전체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추세라는 관점에서 아프리카TV 실적은 당분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