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기업들의 수출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중국 수요부진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해외에서 우리 수출품목의 이미지는 우수한 편이며, 주요 수출품목인 정보기술(IT)기기의 경우 전반적으로 수출전망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우리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에게 올해 상반기 세계 각 지역별 최신 경제전망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 결과 지역별 거시경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정치, 경제적인 불투명성이 존재, 우리기업의 수출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나 트럼프 당선 이후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다.
김기만(LA), 이경래(뉴욕) 미국 지사장은 "미국은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3.2%로 최근 2년간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며, 미 연준(Fed)이 경제지표 개선과 실업률 4.6%의 고용시장 호조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무역정책에 많은 불확실성이 예상되므로 선제적 대비를 위해 이를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달러화의 추가 강세 전망이 우세하며, 신흥국의 통화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중견기업의 적절한 환율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유럽의 경우 저유가 현상 지속, 유로화 약세, 완화적 통화정책 및 고용시장 개선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완만한 성장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난민유입 증가, 브렉시트 협상 본격화 및 일부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등 위협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백승택 파리 지사장은 "프랑스는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증가로 그간 침체됐던 경기가 회보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도 실업률 하락 및 정부재정적자 감소 등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에는 건설투자 증가와 금융여건 개성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와 외교마찰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다.
전찬욱(북경), 류용웅(상해) 중국 지사장은 "중국은 수출 및 투자 증가세 둔화·대내외 수요부진 지속 등 하방압력으로 6%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사드배치 등 한중간 외교마찰이 통상문제로 비화돼 대중수출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중국 경제성장 전략이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소비형으로 변모한 만큼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호감과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농수산 가공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재연 동경지사장은 "일본은 3분기 연속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임금여건 개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도 제한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특히 올해 상승세를 보였던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농수산 가공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인 수출대금 결제위험도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발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산에 따라 교역 의존도가 높은 인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수출대금 미결제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학 무보 사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 교역량 감소에도 우리 수출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한국 수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며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도 부정적 대외여건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수출 경기가 제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무보가 우리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겪을 수 있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