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우조선 협상팀은 지난 9~13일 출국해 드릴십 인도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한 뒤 돌아왔다.
현재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기의 인도가 미뤄지면서 약 1조원의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94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대우조선에는 드릴십 인도가 최우선 과제다.
이처럼 지지부진하던 인도 협상은 국제유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진척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대금을 받기 위해 일단 소난골의 자금 마련 방안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관련해 드릴십으로 시추한 원유 판매권 등을 담보로 내놓으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소난골에 자금을 융통해줄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원유 판매권을 담보로 하면 소난골이 지급 불능 상황에 처해도 원유를 팔아 손실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난골은 글로벌 석유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드릴십을 이용한 유전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액손모빌·셰브론 등 글로벌 석유회사와 공급 계약을 맺으면, 예상 매출액을 바탕으로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
이번 협상에서 대우조선과 소난골은 사업 제안서를 검토해 1~2개 업체로 압출하는 작업을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소난골에 자금을 융통해주기 전 '안전판'인 담보를 제대로 확보해둬야 한다"며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글로벌 석유회사를 선정하고 난 뒤 금융 관련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월까지는 드릴십 인도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달 말 이 지나면 협상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만약 대우조선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올해 4월까지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4월 중 4400억원의 공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국책은행 지원금액 4조2000억원 가운데 아직 7000억원을 유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 문제가 잘 풀리면 유동성 고갈 시점을 뒤로 미뤄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회복되면 선순환 구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