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제적인 문학상 수상, 모바일 기기를 통한 독서문화 저변 확대 등으로 한국 소설은 대중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러나 '한국 소설은 재미없다', '외국 소설보다 이해하기 더 어렵다' 등으로 대변되는 '높은 문턱'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발간된 무료 서평집 '한국 소설이 좋아서'(도서출판 책)는 독자들이 한국 소설을 집어 들기 주저하는 이유를 '전달'의 문제로 봤다. 작품이 어렵고 재미없는 게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책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 작가는 이 책 '기획자의 말'을 통해 "재미있는 한국 소설들이 지난 몇 년 사이 꽤 나왔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지 않았나 의심합니다. 책은 체험재라서, 읽기 전에는 좋은 물건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특히 소설은 더 그렇습니다. 국경을 넘거나 시간을 버티며 몇 차례 걸러진 외국소설, 과거의 한국소설에 비해 동시대 한국소설은 독자 입장에서 일종의 모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모험을 북돋우려면 누군가 옆에서 '그 책 재미있어'라고 권해줘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소설가 윤후명, 싱어송라이터 요조,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등 유명 필자뿐만이 아니라 라디오 PD, 번역가, 책 마케터, 독서모임 운영자, 동네서점 대표, 독립잡지 편집인, 온라인서점 MD, 독서학교 원장 등 다양한 배경의 다독가 50명은 '최근 10년 새 나온 한국 소설을 한 권씩 추천하고, 그에 대한 서평을 200자 원고지 15매 분량으로 써달라'는 제작사(월간 '책')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단, 추천할 작품은 베스트셀러 또는 주요 문학상을 받아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은 제외하고,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철저히 '읽는 재미'를 기준으로 해야 했다.
이들의 추천으로 서평집에 실린 '재밌지만 덜 알려진' 소설들은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최혁곤), '용의 이'(듀나), '마녀식당으로 오세요'(구상희), '야구 냄새가 난다'(하국상), '목격자들'(김탁환), '욕조'(신이현), '호접몽전'(최영진), '미얄의 추천'(오트슨), '하급무사'(좌백) 등 그야말로 '장르불문 꿀재미 보장' 작품들이다.
이 서평집은 단순히 몇몇 작품을 망라한 '리스트'라기 보다 각자의 삶이 해당 작품에 다채롭게 투영된 한 편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서평 윗부분에 감성성·오락성·선정성·난이도 등으로 인포그래픽 지표가 소개된 것도 꽤 흥미롭고 유용하다.
장 작가는 "'댓글부대'는 다른 공모전을 통해 이미 고액의 상금을 받았던 터라 이 작품으로 상금을 또 받기 민망했다"며 "보통 사람 눈높이에서 재미있는 한국소설을 소개한다면 소설가들과 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 소설이 좋아서'는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리디북스·반디앤루니스 등의 온라인 서점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종이책은 발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