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노르웨이에서 세계 최초로 라디오 FM 방송을 폐지하고 디지털 라디오 방송(DAB)로 전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이날 북부도시 보되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라디오 FM 방송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FM 방송을 폐지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수신율도 향상돼 그동안 수신에 어려움을 겪었던 산악지역의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음질을 특징으로 하는 DAB는 일부 유럽 국가와 호주, 중국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동할 때도 신호를 찾고 주파수를 바꿀 필요가 없어 방송국을 개설할 때도 FM에 비해 8분의 1까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다만 DAB를 수신하려면 전용 수신기가 필요한 만큼 DAB 도입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가운데 DAB 수신기가 장착되지 않은 대수만 200여 만 대에 이르는 만큼 숙제도 남아 있다.
아직 FM 라디오의 인기가 높은 데다 인터넷 인프라 수준이 열악한 곳도 적지 않아 수신 상태가 불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실시했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6%가 DAB 전환에 반대한 반면 찬성은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위스에서도 2020년 이후 FM 라디오에서 DAB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과 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