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텐트' 세운 문화예술인들 "한국사회 민낯 직시하는 공론장 될 것"

2017-01-11 08:17
  • 글자크기 설정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천막 세워…오는 13일 초연 이후 평일 저녁 공연 예정

문화예술인들은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맞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블랙텐트'를 세웠다. 사진은 이날 블랙텐트에서 열린 개관 기념 퍼포먼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예술이 가져야 할 공공성의 가치가 모두 훼손된 사회에서 이를 바로 세우자는 의미에서 극장을 세웠다."

문화예술인들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맞서 서울 광화문광장에 '블랙텐트'를 쳤다. 극단 고래 대표이자 블랙텐트 극장장을 맡은 이해성 씨는 지난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4주 단위로 작품을 편성했으며, 박근혜 정부가 퇴진하지 않으면 4주를 더 연장하는 식으로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배우 명계남 씨 등 연극인, 각 분야 예술인들이 참여했으며 돼지 저금통, 북어, 떡, 사과, 막걸리 등이 올라간 고사상이 차려졌다. 

블랙텐트는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뒤편에 폭 8m, 길이 18m, 높이 5.5m 가량의 크기로 세워졌다. 오는 13일 개관 기념 초연을 시작으로 16일부터 평일 오후 8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공공극장이 외면했던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 해고 노동자 등 자본에 박해받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16일부터 20일까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빨간시'(극단 고래), 23일부터 이틀간은 '그와 그녀의 옷장'(세월호 416가족극단)이 마련되며 이후 25일부터 27일까지는 '마임',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는 '검열언어의 정치학 : 두 개의 국민'(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이 펼쳐질 예정이다.

블랙텐트 측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지금 여기 광화문광장은 그 자체로 사회적 삶의 극장"이라며 "우리는 이 극장에서 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을 다시 배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블랙텐트는 세월호 참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 앞에 드러난 한국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국가, 사회, 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공론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