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저출산 고령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원오페 육아' 라는 새로운 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원래 일본어인 완오페(ワンオペ)는 영어인 원 오퍼레이션(One Operation)을 뜻하는 것으로, 심야 등 인력을 구하기 힘든 시간대에 외식 체인점 등에서 직원은 1명만 두고 모든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노동을 착취하는 이른 바 블랙 기업들이 비양심적으로 일삼고 있는 고용 형태를 의미한다.
이 용어가 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로, 육아 중인 부모가 자신이 모든 것을 도맡아 하는 육아과 '완오페'와 비슷하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퍼지게 됐다. 일본에서 규동 체인점인 스키야의 '완 오페' 사례가 적발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던 시기였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블로그, SNS 등에 퍼지면서 미디어에서도 사용하는 새로운 유행어가 됐다. 마이니치 신문에 육아와 관련된 연재를 하고 있는 메이지 대학 교수는 후지타 유코는 "평일에 장시간 노동을 하는 남성의 수가 지난 1980년대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고, 친척과 조모 등 육아 네트워크가 취약해진 가운데 혼자서 육아를 맡고 있는 여성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고립감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별 역할 분담이 비교적 분명한 일본 사회에서는 예전부터 전업 주부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맞벌이 가구의 수가 홑벌이 가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성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맞벌이 가구 남성의 70~80%가 육아와 집안일을 거의 맡지 않는 상황이라고 후지타 교수는 지적했다.
후지타 교수는 또 "모든 것을 자기책임으로 돌리면서 육아도 어머니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시선들이 있다"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많은 이들에게 완오페 육아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